호경기나 불경기를 불문하고 해마다 히트상품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IMF한파로 극심한 내수부진에 허덕였던 가전분야에서도 히트상품은 태어났으며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올해에도 여전히 유망 히트상품은 어김없이 나타날 것이다.
지난해 국내 가전업체들은 극심한 수요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너나할것 없이 IMF형 실속상품들을 속속 개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올해에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욱 민감한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데다 수입개방까지 확대돼 업체들간 히트상품 개발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해 가전시장의 최대 이슈는 수입선 다변화 해제와 고급제품의 개발에 모아질 전망이다.
가전제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영상제품은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끌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운관의 대형화를 비롯해 극장에서 만끽할 수 있는 서라운드 입체음향이 추가되고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이 구현되기에 이르렀다.
영상제품은 나아가 브라운관의 한계를 극복한 완전평면TV까지 등장,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올해에는 25인치 이상 컬러TV의 수입선 다변화 해제로 일본에서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완전평면TV가 국내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며 국내업체들은 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음향제품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히트상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사라지는 반복이 계속되고 있다. 홈시어터용 오디오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 고가제품이 인기를 끄는가 싶더니 IMF한파로 실속형 미니컴포넌트가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 등장했으며 휴대형 카세트에 고급 스피커를 장착한 틈새제품도 날개돋친 듯 팔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디지털화에 힘입어 기존과는 판이한 디지털관련 음향기기가 속속 등장, 새로운 유망상품 반열에 오르고 있다.
이미 시장개방이 이뤄진 세탁기·냉장고 등 백색가전제품의 히트상품 개발경쟁은 더욱 뜨겁다. 백색가전제품은 내수를 장악하는 것이 사업승패를 가름하기 때문에 각가지 아이디어가 총동원되고 있다.
국내 주방문화가 서구화되면서 외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양문여닫이형 대형냉장고가 잇따라 개발돼 수입외산을 밀어내기에 이르렀으며 국내업계는 이제 이 시장 수성을 위해 한층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양문여닫이 냉장고는 지난해 말부터 수요가 부쩍 늘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등장할 것이 유망시된다.
봉세탁기 방식과 드럼세탁기 방식의 제품간에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세탁기시장에서는 올해 어떤 제품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등극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중소가전제품의 명멸은 더욱 심하다.
전기압력밥솥의 경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형 가마솥 전기압력밥솥이 등장하더니 최근에는 각종 요리기능까지 겸비한 다기능 제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또 취사속도를 높이고 밥을 더욱 찰지게 하는 인덕션히트(IH)방식 전기압력밥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선 생소한 가스오븐레인지가 서서히 대중화되고 있는 가운데 하단그릴형이 주류를 이루던 데서 탈피, 최근에는 토착형 상단그릴형 제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역삼투압방식의 고가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정수기는 사용상의 편리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살린 수도직결형 중공사막방식 저가제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능이 첨가되거나 기존제품을 혁신한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가전시장에서 올해에는 과연 어떤 제품이 등장해 기존제품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히트상품의 대열에 새롭게 합류할지 연초부터 모든 이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