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시장 연초 "대회전"

 국내 프린터시장이 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한국HP·롯데캐논·한국엡손 등 프린터 공급업체들은 올해 시장점유계획을 크게 늘려잡고 연초부터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국내 프린터시장이 전례없는 판매경쟁 양상을 띨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HP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1위에 올라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오랫동안 국내 프린터시장 선두를 지켜온 한국HP간에 정상탈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캐논이 올 들어 레이저프린터를 새로 공급하고 유통망을 재정비하면서 프린터 판매확대를 위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고 한국엡손도 지난해에 이어 대대적인 광고판촉에 나설 예정이어서 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프린터 시장규모가 잉크젯프린터 80만대와 레이저프린터 20만대를 합쳐 1백만대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이 중 50%에 해당하는 50만대 판매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시장점유율 50% 차지를 자신하고 있는 것은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생산 체제가 완벽하게 정비된 데다 생산 및 재고운영 노하우가 구축됐고 프린터 제품 성능 면에서도 타사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등 사실상 프린터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국 1천여개의 삼성C&C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유통망의 강점에다 자체 프린터 유통조직을 운영, 이중 삼중 영업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 프린터사업 부문이 1위 굳히기를 낙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팬 중고가형 위주로 제품전략을 펼쳐 한국HP를 누르고 프린터판매 1위자리를 고수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올해부터 사업부별 공조체제를 갖춰 시장에서 인기있는 제품에 주력하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고객들과 더욱 가까워진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최종 대리점체제를 강화해 나가고 인터넷 상거래를 대폭 확대, 마케팅과 홍보활동 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한국HP는 이같은 시장강화정책을 적극 펼쳐 올해 프린터 시장점유율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롯데캐논(대표 김정린)은 올해부터 프린터사업을 크게 확대하기로 하고 전례없는 유통강화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사무기기 대리점을 통한 프린터 공급외에 새로운 프린터 전문 공급업체를 이달 말까지 선정, 전국적인 유통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캐논은 특히 잉크젯프린터 이외에도 레이저프린터 제품군을 갖춰 소매시장 및 공공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올해를 프린터 사업활성화의 원년으로 삼고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프린터 제품군을 다변화시키고 매체를 통한 광고판촉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엡손(대표 다카하시 마사유키)은 지난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주력한 데 이어 올해도 홍보광고전략과 제품다변화정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주력 유통망인 10여개의 총판점과 삼보프라자 대리점 외에도 세진컴퓨터랜드나 티존 같은 양판점에 대한 판매량을 대폭 늘려 양판점 매출을 크게 높일 방침이다.

 이밖에도 한국엡손은 충무로 인쇄업체를 전담하는 별도의 팀을 구성해 일반소비자용 잉크젯프린터에서 전문 인쇄용 고급형 프린터까지 프린터 솔루션을 구축했다. 한국엡손은 또 스캐너와 디지털카메라, 잉크젯·도트·레이저 프린터 등 16개 제품을 올해 새로 도입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힐 계획이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