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공학연구소(SERI) 출신의 벤처 창업자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시스템통합(SI)업체인 세리컨설팅그룹이 이달말께 공식 출범한다. 지난해말 사업자 등록을 마친 세리컨설팅그룹은 개업식을 갖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부분 중소 벤처기업들이 대기업 SI업체의 하도급 업체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등장한 세리컨설팅그룹은 벤처기업들에 새로운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옛 용산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엘렉스컴퓨터빌딩 15층에 둥지를 틀고 개업식 준비에 바쁜 이경상 사장(40)을 만나 앞으로 사업계획과 전략을 들어봤다.
-설립 배경은.
▲지난 30여년 동안 SERI는 아시안게임·올림픽·실명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50여개 벤처기업 창업자를 포함해 수많은 정보기술 인력을 배출했습니다. 지난해 SERI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 흡수 통합돼 연구 기능이 남았으나 대형 프로젝트 수행과 응용기술 개발 능력을 잃게 됐습니다. 이 결과로 SERI 출신 벤처기업 경영자들 사이에 SERI의 정신을 민간기업으로 유지 발전시키자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으며 세리컨설팅그룹의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SERI 출신들로 구성돼 배타적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SERI 출신들이 주축이 된 것은 초반부터 강한 결속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외국 기업을 포함해 어느 벤처기업에나 문호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비SERI 출신 벤처기업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으며 사업이 본격화할 3월 이후에는 참여업체가 더 늘어날 것입니다.
-자본 구성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우리 회사에는 엘렉스컴퓨터·핸디소프트·아담소프트·인터넷컨설팅 등 30여개사가 적게는 1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출자했습니다. 앞으로 회원사의 출자를 늘리고 개인투자자와 벤처캐피털을 끌어들여 올해 1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중점 사업 분야는.
▲민간 SI시장의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공공 SI시장에 대한 공략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시드니 올림픽을 비롯해 2002년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분야의 SI사업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하겠습니다. 실제로 SERI만큼 스포츠경영시스템 분야에서 화려한 인맥을 배출한 곳은 지구상에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또 관계형DB에 대한 공동 마케팅과 공급망관리(SCM) 등 핵심 솔루션의 공동 개발도 올해 중점 사업과제이며 교육사업과 조사사업도 적극 전개할 방침입니다.
-기존의 대기업 SI업체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텐데.
▲물론 출범 초반에는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양하면서도 우수한 기술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졌습니다. 회원사의 솔루션과 방법론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대기업 SI업체와 뚜렷이 차별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수주하는 프로젝트별로 간사 회사를 선정해 컨설팅작업을 맡기는 세리컨설팅파트너십(SCP)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대기업 SI업체와 충분히 겨룰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세리컨설팅그룹은 올해 공공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다지는 해로 삼고 있다. 매출 목표는 76억원이며 내년에 5백억원, 2001년에는 2천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경상 사장은 특히 SI사업과는 별도로 벤처지원 사업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사는 아니지만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마케팅이나 자금난에 부닥쳐 한계상황을 맞은 벤처기업들에 경영자문과 함께 공동마케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