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단체장에게 듣는다 (4);의료용구조합 하창화 이사장

 『국산 의료기기 수요를 획기적으로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의료기기 전문 렌털 및 리스 회사 설립이 시급합니다.』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 하창화 이사장은 의료기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도 중요하지만 어렵게 국산화된 제품의 판로 개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기 전문 렌털 및 리스 회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의료기기 판매 형태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리스나 렌털 및 차관 이용이 IMF 관리체제의 금융 경색으로 대부분 막혀 지난해의 경우 내수 규모가 전년의 약 6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싹이 자라는 단계」인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자생력을 확보하기도 전에 고사할 우려가 있으므로 관련 산업 육성과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보건복지 관련 잉여기금을 활용, 별도의 렌털 및 리스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조합은 새 의료용구 관리제도의 법적 유예기간이 오는 8월로 만료되므로 자립 경영 확보 차원에서 새로운 수익사업 개발에 주력, 정부 위임업무는 물론 우수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전 단계인 「품질관리기준적합인정」의 조사기관으로 등록하는 한편 사업성 검토를 거쳐 검사기관 등록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민원 업무 지원 측면에서 품질관리 컨설팅 업무와 기준 및 시험방법 작성 대행 사업을 강화하고, 오는 8월로 만료되는 자가시험 위탁 문제는 업계 의견을 거쳐 필요하다면 정책적 협의를 통해 지속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조합은 지난해 국군의무사령부와 삼성서울병원에서 개최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우수 국산 의료기기 전시회」를 올해도 지속적으로 추진, 전국 병원 중 가장 전시 효과가 큰 핵심 병원을 골라 2∼3회 순회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하 이사장은 조합 내부적으로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고 말한다. 조합과 수입자 단체인 의료기기공급자협의회와 통합을 추진중이라면서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조합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제조업체와 수입업체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협회나 별도의 단체를 만들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개방화·세계화 추세에 따라 외국 제품이 거의 실시간으로 국내에 유입되고 있고 제조업체가 수입을 병행하는 경우가 태반이며, 내수시장의 절대 다수를 아직 수입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굳이 국산과 외산을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며 수입업체도 의료기기 산업의 한 축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단체의 통합이 이뤄진 후 전자의료기기와 치과 재료 등 기존 의료기기 관련 단체도 협회내로 흡수, 의료기기 관련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와 조직력을 갖춘 단체로 변신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고 하 이사장은 덧붙였다.

 이밖에 조합은 올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기기 관련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출 활성화에 주력, 해외 유명 전시회에 참가를 독려하는 한편 조합 회원사 중심으로 국산 의료기기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국제의료기기전시회(KIMES) 기간 중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공동으로 수출 상담회를 구상중이며 의료기기 분야 Y2k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 당국과 적극 협의, 대응할 방침이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