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업계의 전반적인 설비투자 감소로 국내외 반도체 장비시장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건설될 2백56MD램 반도체 생산라인의 단위 건설 비용이 현재보다 오히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장비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향후 건설될 0.18미크론급 2백㎜ 웨이퍼 전공정 반도체라인(FAB)의 단위 구축비용은 현재의 0.25미크론급 생산라인보다 30% 가량 줄어든 10억달러 이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불과 2∼3년 전의 64MD램 생산을 위한 전공정라인 구축비용이 16MD램의 경우(5억달러)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13억달러 수준이었음을 감안해도 매우 충격적인 일이며 차세대 반도체라인의 구축 비용이 과거 라인보다 오히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의 최근 불황과 3백㎜ 웨이퍼 장비 수요 발생 기대감으로 2백㎜ 웨이퍼 장비 가격이 최대 50% 수준까지 하락한 데다 소자업체들의 장비 사용 효율 극대화 노력에 따라 고가 장비의 도입 대수 자체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반도체 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기존보다 장비 도입가격을 절반 수준으로까지 대폭 삭감키로 하고 장비업체와 가격 협상을 위한 별도 전담팀까지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들어 비메모리업체들을 중심으로 단위 반도체라인의 생산능력을 2백㎜ 웨이퍼 기준 월 5천장 수준까지 축소, 전체 설비투자액을 기존 라인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인 「미니라인」의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 향후 반도체라인의 건설 비용 감소 추세는 더욱 급진전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일본 소니 등이 계획하고 있는 미니라인은 반도체 공장 전체의 설계를 변경, 가격이 비싼 노광장비의 설치대수를 줄이는 것은 물론 증착 및 반송 관련 주변장비의 규모도 대폭 축소한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라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시장 수요와 장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학·기계적 연마(CMP) 및 고속열처리(RTP) 장비와 고밀도 플라즈마(HDP) 증착 및 결함 검사 장비 분야 사업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구리칩과 같은 차세대 장비 분야에 대한 시장 개척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2백㎜ 반도체라인의 건설 비용 감소 추세와 별도로 향후 2001년부터 본격화될 3백㎜ 웨이퍼 반도체라인의 구축 비용은 25억달러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