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탈불황 부품유통업체 탐방 (14);동백전자

 동백전자(대표 김동웅)의 전신은 지난 72년 3월 자본금 1천만원으로 설립된 동백물산이다. 75년 일본 교세라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전자시계 부품을 공급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부품유통업에 진출한 뒤 지속적으로 발전해 현재는 반도체 등 부품유통과 오퍼영업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이 회사가 모기업인 동백물산에서 분리된 것은 지난 89년으로 김동웅 사장이 전자부품 유통을 전담하도록 하기 위해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것이 바로 바로 오늘날의 동백전자다.

 한편 동백물산이 지난 86년 설립한 홍콩 현지법인인 알파테크놀러지도 매출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웨어하우스 역할과 더불어 94년부터 홍콩과 한국·동남아·중국과 오퍼무역으로 지난해에는 무려 3천6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알파테크놀러지는 그동안 동남아와 중국 등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영업 대상으로 했지만 지난해 중국 시장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 올해부터는 국산 무선가입자망(WLL) 수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 모업체와 수출방안을 논의중이다.

 동백전자 역시 다른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IMF한파로 지난해 매출이 97년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매출은 줄었어도 자금면에서는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의 남다른 경영방침 때문이다. 김 사장은 어음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이후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어음은 어쩔 수 없이 받고 있지만 회사에서 발행하는 경우는 없다. 현금거래를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어음은 신용이 기반이 될 때 유용한 지불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내의 대부분 기업들이 분수에 넘칠 정도로 외형을 키우는 수단으로 어음을 사용하고 있어 한 기업이 도산하면 피해자도 연쇄적으로 발생합니다.』

 이 회사가 지난해 IMF에 따른 경기불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또다른 요인은 지난 96년부터 시작한 회사 덩치 줄이기다.

 96년 3월과 그해 말, 그리고 97년 3월과 연말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인력을 40% 이상 줄이고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벤더는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내실 위주의 경영체제로 바꾸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물산부문과 홍콩 현지법인을 합쳐 6천3백만달러. 올해에는 지난 97년부터 준비해왔던 통신용 부품시장에 주력해 97년도 수준인 9천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