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사이버 증권사 시대 열린다

 지난해 PC통신·인터넷을 통한 증권거래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는 등 「사이버 증권거래」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국내 증권사들이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미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도 사이버 증권거래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올해부터는 국내에도 전자상거래(EC)를 위한 법적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 조직체계 및 영업관행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대신·대우·동원·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사이버 증권거래 환경에 대비, △기존 사이버 마케팅부서를 본부급으로 격상하는 방안 △사이버 증권거래만을 위한 별도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 △해외업체 등과의 제휴를 통한 독립법인 설립방안 등을 놓고 관련분야의 영업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LG증권은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와 「이트레이드코리아」의 공동설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이트레이드의 국내법인 설립은 LG증권과의 합작을 통해 이르면 상반기에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고의 사이버 거래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대신증권은 기존 사이버영업팀을 본부 단위로 격상하거나 해외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독립법인 설립방안 등을 적극 검토중이다.

 삼성증권도 기존 사이버마케팅팀의 인력 및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며 동원·대우 증권은 계열사 등의 지분출자를 통한 사이버 증권거래 전문 자회사 설립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이밖에도 상당수 국내 증권사들은 본격적으로 부상하는 사이버 증권거래시장에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 아래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증권사가 자회사 형태로 별도 증권사를 설립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으며 인터넷·PC통신 등 사이버 증권거래만을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에 대한 설립 규정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증권사들은 뚜렷한 사업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 관계자들은 최근 증권업협회 차원에서 「사이버증권거래 태스크포스」를 구성, 법적·제도적 개선사항을 마련중이며 구체화하는 대로 재정경제부·금융감독원 등에 건의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이버 증권거래가 EC 응용분야 중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조속한 시일내에 재경부·금감원 등 관계당국은 제도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