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화제> TV드라마 "카이스트" 안방 노크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무대로 과학을 위해 젊음을 바치는 과학도들의 고뇌와 사랑, 열정 등을 담은 드라마 「카이스트」가 제작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모래시계」 작가인 송지나씨가 대본을 쓰고 SBS가 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80년대초 국내에도 소개됐던 미국의 캠퍼스 드라마인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 이 두 프로그램 사이에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가 법전과 씨름하는 법학도들의 삶을 다룬 데 비해 「카이스트」는 기숙사와 실험실에서 청춘을 불사르는 과학도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송지나씨는 「달팽이」 이후 1년여 만에 시작하는 이 드라마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홈페이지를 개설, KAIST 학생들의 생생한 경험담이나 재미있었던 일, 그리고 잊지 못할 각종 에피소드를 7개월에 걸쳐 수집하기도 하는 등 대단한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또 학생들도 매주 10∼20건의 전자우편을 작가에게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 최고 과학 두뇌들이 모여있는 KAIST의 실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촬영에 들어갔으며 오는 24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황금시간대(9시 50분)에 안방을 찾아가는 이 드라마는 또 「모래시계」의 작은 태수로 불리는 김정현을 비롯해 「용의 눈물」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민우, 요즈음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채림과 이은주, 정민 등 청춘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도 관심거리.

 이야기 전개는 대부분 마이크로 로봇 동아리인 「MR」의 회장역을 맡고 있는 이민우(22·이민재 역)와 컴퓨터 동아리인 「스팍스」를 이끌고 있는 채림(22·박채영 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민재는 성실하고 책임감도 강한 모범생.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해주고 감싸주는 편이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잠이 많다는 것. 밤샘은 며칠씩 잘하는 반면 한번 잠이 들면 엎고 가도 모를 정도다. 채영이라면 으르렁 소리부터 내지만 늘 뭔가를 저지르고 다니는 채영이를 가장 먼저 챙겨주는 것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박채영은 공부만큼은 누구보다 잘하지만 다른 일에 대해서는 서툴다. 언제나 자신보다 먼저 잠이 들고 더 많이 놀러다니는 민재가 자신과 대등한 성적을 내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이밖에도 드라마의 양념 역할을 담당할 주요 배역으로는 1년여 동안 잠적했다가 돌아온 「미확인 학습물체」 김정현(22·김정태 역), 모양만 공주가 아닌 진짜 공주 이은주(22·구지원 역), 수영선수 정민(20·최정민 역), 예고를 졸업한 허영란(20·오옥주 역)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이들이 노벨상을 향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모습과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교수들이 함께 어우러져 엮어 나가는 「정통 시추에이션물」로 분류되지만,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본격 과학 드라마라는 점에서 단순한 에피소드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