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석 유선방송협회장
중계유선방송업체들의 이익단체인 유선방송협회는 현재 방송개혁위원회 주축으로 추진되고 있는 방송개혁 과정에서 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한 각종 규제조치를 철폐해 케이블TV사업자와 자유롭게 경쟁하는 것을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간 불합리하게 운영되던 각종 규제를 시대적 상황에 맞게 개선하거나 철폐해야 합니다. 현재 중계유선과 케이블TV간 통합 논의가 한창 이뤄지고 있는데 케이블업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프로그램공급사(PP) 프로그램의 중계유선 송출금지」 등의 주장은 상황을 제대로 인식지 못한 데서 나온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인석 한국유선방송협회장은 새방송법 제정과 관련해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케이블TV와의 관계에 대해 『대립만으로는 절대 문제를 풀 수 없고 양보와 타협으로 머리를 맞댄다면 의외로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선 통합방송법 제정시 양 업계가 누리고 있는 기득권 중 일정 부분을 포기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중계」와 「종방」간 역무 차별화를 과감하게 철폐하는 것이 국내 영상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중계유선과 마찬가지로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의 지상파방송 녹음·녹화 재전송도 허용돼야 하며 중계유선의 PP 프로그램 송출 및 지역사업권내에서 복수SO방안 등도 즉시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한 『일부에서 중계유선사업자의 영세성 및 시설 낙후 등의 이유를 들어 별도의 전송망 구축을 위한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중계유선사업자는 SO와 달리 부채가 거의 없는 데다 전송망사업자(NO) 지정을 위해 현재 대다수 업체가 광역 법인화와 망개선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회는 현재 지역별로 진행중인 광역화와 신호통합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사업권내에서 복수SO가 즉시 허용되면 단기간내에 PP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장은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중계유선사업자의 복수SO 전환을 위한 2, 3년의 유예기간 설정 논란에 대해선 『케이블TV의 참담한 실패는 기존의 중계유선을 철저히 무시한 채 무리하게 사업권을 허가하면서 초래된 당연한 결과』라며 『유예기간을 두면 또 한번의 중복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SO들이 경쟁적으로 도입 운영하고 있는 보급형채널에 대해서는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구축해 놓은 케이블TV망의 원가에도 못미치는 금액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은 결국 케이블TV업계의 어려움만 심화시키고 양 매체의 공멸만 초래할 뿐』이라며 양 매체간 「신사협정」을 제안했다.
중계유선에 대한 채널규제 철폐도 올해 역점사업 중 하나다. 이와 관련 그는 『종합유선방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마당에 현재 중계유선에 가해지는 채널규제는 정당성이 없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정부가 조기에 채널규제를 철폐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협회는 이같은 현안과는 별도로 올해는 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유선방송공제조합」의 설립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또 일부 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는 중계유선망을 이용한 부가통신서비스 사업도 활성화하기로 하고 관련 세미나의 개최 등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