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파에도 우리영화 제작열기 가득

 IMF 한파와 대기업들의 잇단 영상사업 철수 등으로 영화제작 재원 창구가 크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무로의 카메라는 일단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현재 후반작업중이거나 개봉대기중인 작품은 16편. 1일 개봉된 우노필름의 「태양은 없다」와 16일 개봉된 프리시네마의 「닥터 K」를 포함하면 모두 18편에 이른다.

 이중 지맥필름의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 강제규프로덕션의 「쉬리」, KJK필름의 「침향」, B29엔터프라이즈의 「철인 사천왕」, 아트힐의 「내 마음의 풍금」, 쿠앤씨필름의 「연풍연가」, 태창흥업의 「화이트 발렌타인」 등 16개 작품이 대부문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 2∼3월께면 개봉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개봉될 것으로 보이는 강제규프로덕션의 「쉬리」와 지맥필름의 「건축무한…」은 제작비 20억원 이상이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 서울에서 최소 17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야 수지가 맞는 이들 작품은 기획단계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흥행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인 B29엔터프라이즈(대표 김혁)의 「철인 사천왕」은 독특한 장르와 미래형 영화제작기법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작품. 지구를 지키는 수호신 철인 사천왕의 캐릭터가 이채롭고 줄거리가 환상적이다.

 KJK필름(대표 김수용·정일성·김지헌)의 「침향」은 70대 고참 영화인들이 힘을 모은 작품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 이 영화는 서울극장이 제작을 지원하고 배급할 계획. 구효서의 중편소설 「나무 남자의 아내」를 원작으로 한 문예영화. 총 제작비 8억원의 저예산 영화로 영화진흥공사 판권담보 융자금 3억원을 받았다. 작년 9월 촬영을 시작해 서울·해남 등지에서 촬영을 끝냈다.

 지난 66년 창립해 「영자의 전성시대」 「춘향전」 등으로 70년대를 풍미했던 태창흥업주식회사(대표 김태수)가 선보이는 「화이트 발렌타인」도 관심작이다. 화제작 「유리」로 데뷔한 양윤호 감독의 신작인 이 작품은 작년 11월 촬영에 들어갔다. 2월 중순께 개봉예정.

 지난 97년 최고로 흥행한 한국영화 「접속」을 감독한 장윤현 감독이 펀드매니저 구본한씨와 손잡고 설립한 쿠앤씨필름의 창립작 「연풍연가」도 2월 설날 극장가를 노리고 있고 아트힐(대표 서현석)과 일신창업투자가 제작에 나선 「내 마음의 풍금」도 곧 개봉될 예정. 지난 8일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에 들어간 「내 마음의 풍금」은 전북 고창, 경북 경주, 충남 아산, 강원 정선, 경기 벽제 등에서 촬영이 이뤄지는 등 약 17억원의 제작비가 투여됐다. 이밖에 시네마서비스의 「자귀모」, 기획시대의 「이재수의 난」, 우노필름의 「유령」, 황기성사단의 「신장개업」 등은 현재 촬영작업이 한창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