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분야 종사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한국전기공업진흥회 유재환 회장(59)은 지난 시절 전기업계가 책임과 의무만을 강요당해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런 점을 개선, 전기분야 종사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운을 뗐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각종 규제 등 수많은 국내외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경제를 위해 분투해온 전기인들이 앞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고 맡은 바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 회장은 구체적으로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불합리한 국가 표준계약과 잘못된 구매관행 등을 들었다.
이와 함께 업계도 원가절감과 기술개발 투자 확대, 전문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에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전기공업진흥회가 『업계와 보조를 맞춰 정부와 업계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유 회장은 IMF상황에서 개방화가 가속되고 있어 전기업계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발주에 의존하고 있는 업계 특성상 정부 구매물량이 줄고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생산원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훨씬 더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듯이 현재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탈출구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다. 축적된 기술력으로 개발한 차별화된 제품은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이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적기라고 덧붙였다. 세계 중전기기 생산기지가 선진공업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옮겨가고 있고 중전기기 산업의 발전단계상 선진국 진입단계에 있는 우리나라가 경쟁 우위권을 선점하는 데 적합한 시점에 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우리 업계가 준비해야 할 점도 몇가지 있다. 우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첨단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산업구조 자체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역할을 분담해 대기업은 자금력과 기존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개발·AS 등을 전담하고 중소기업은 조립생산 및 부품조달을 전문화해 상대적 기술 우위 품목을 특화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유 회장은 중전기기분야에서 최대 목표인 해외진출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국가별·지역별·품목별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공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처럼 중전기기 수요가 예측되는 지역에 대한 현황을 조사·분석하는 등 주변국에 대한 수요 관리 및 개발 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소 규모가 대부분인 중전기기업체들의 수출시장 개척 능력과 정보가 없어 수출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을 지원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전용수출 전담회사를 설립, 운영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부사장, 현대중전기 대표이사, 현대전동기산업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 94년부터 현대중공업 중전기사업본부 사장(본부장)으로 재직중인 유 회장은 지난해 초 한국전기공업진흥회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