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냉장고 시장은 국산제품이 주도한다.」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외산제품의 독무대였던 국내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시장에 국산제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97년 6월 국내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국산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지펠」을 출시, 1년 만에 GE·월풀·지멘스·아마나 등 외산제품을 제치고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것.
여기에 지난해 10월에는 LG전자가 「디오스(DIOS)」라는 펫네임의 양문여닫이형 냉장고를 선보이면서 시장에 본격 가세, 양문여닫이형 냉장고의 국산대체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들 국산제품은 냉장고 내부 디자인을 국내 음식문화에 맞게 설계한데다 절전효과를 높이고 소음도 크게 낮추는 등 외산제품에 비해 월등한 제품력을 갖춘 한국형 제품으로 개발됐기 때문.
여기에 이들 제품은 가격이 외산제품에 비해 최소한 50만원 이상 저렴한데다 지난해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외산제품의 수입가격이 상승, 수입업체들이 수입을 중단하고 있는 것도 국산제품이 쉽게 자리를 잡아나가는 데 크게 공헌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GE를 비롯한 한두개의 대형업체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업체들은 아예 매장을 폐쇄하고 철수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시장은 삼성전자의 「지펠」과 LG전자의 「디오스」간 쟁탈전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국내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시장은 지난 97년 연간 4만대 규모에서 지난해 IMF한파에도 불구하고 4만5천대 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3만∼3만5천대를 판매한 삼성전자와 10월부터 이 시장에 가세해 3개월 만에 6천대 가량을 판매한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78%를 차지했고 GE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는 백색가전을 포함한 외산제품 점유율은 2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시장은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7만∼8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7만대와 4만대를 판매목표로 잡아놓고 있어 이들 국내 업체간 시장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으로 12개 모델의 신제품을 출시, 제품을 다양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그동안 실시하지 않던 광고를 시작하고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점 등에 「지펠」만을 전시 판매하는 전시코너를 신설하는 등 판촉활동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LG전자도 저소음·초절전 등 「디오스」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광고판촉을 지속하고 대기수요 확보를 위한 예약판매 및 DM발송 등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LG전자는 또한 대리점에서는 주문만 받고 배달설치는 물류센터에서 직접하는 방식으로 판매 및 배달설치와 사후관리를 분리하는 체제를 유지해 「디오스」가 고급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가격질서를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또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3백만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세계 양문여닫이형 시장에도 올해부터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지펠」냉장고 수출에 나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및 동남아지역 등에 총 5만대 가량을 수출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2만대 늘어난 7만대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한 LG전자도 올해부터 유럽과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디오스」 수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