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의 이홍순 사장(40)은 「올해 삼보컴퓨터가 세계 PC업계의 주도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방침 아래 수출성장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국내 PC시장이 IMF 한파로 극심한 수요침체의 늪에 빠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 개척만이 살 길」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10월 미국에 「e머신즈」라는 별도 판매법인을 설립해 베스트바이·오피스데포 등 대형 PC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한 저가PC가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데 힘입어 올해 총 2백만대의 PC를 수출하는 세계적인 PC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이를 위해 올해 일본의 대형 PC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저가PC의 대량공급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 심양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컴퓨터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아울러 내수시장 공략에도 치중하기로 하고 올해 1백50여개의 대리점을 추가로 개설하고 대대적인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총 2백50만대의 PC를 생산하고 1조7천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세계 PC업계 15위권 진입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담:조인 컴퓨터산업부장
-올해 국내외 PC시장 환경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올해 국내경기는 실물경기의 회복기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저성장 혹은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내 PC시장도 가용소득의 감소로 홈PC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기업들의 소극적인 사업계획 수립과 설비투자 기피로 기업용 PC시장의 규모축소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올해 PC가 대학입시 과목으로 채택되고 기업들의 PC 대체수요가 상존하고 있는 데다 PC시장의 침체에 따른 정부의 예산 조기집행이 이루어지면서 행망용 PC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같은 정황으로 비추어 올해 국내 PC시장 규모는 지난해 1백20만대에 비해 10만∼20만대 가량 늘어난 1백30만∼1백4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PC시장이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세계 PC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 PC시장 규모는 지난해 9천3백만대에 비해 약 15% 가량 늘어난 1억7백만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1천∼1천5백달러대의 중가 PC시장이 축소되는 반면 8백달러 이하의 저가PC가 주력제품으로 부상하면서 고가PC와 저가PC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입니다.
-삼보컴퓨터의 99년도 매출목표와 경영전략을 어떻게 설정했습니까.
▲올해 매출목표는 내수부문에서 5천억원, 수출부문에서 1조2천억원을 달성해 총 1조7천억원 규모로 잡고 있습니다.
삼보컴퓨터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각적이고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입니다.
우선 사업본부별 책임경영시스템을 정착시켜 본부장의 책임경영 하에 본부별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각 본부는 전사전략에 부합되는 부문별 전략을 구사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PC사업과 별도로 신규 사업분야인 통신장비와 복권부표단말기 사업 등을 추진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사업부문별로는 우선 국내사업부문에서 현재 3백50여개 대리점을 올 상반기 내에 5백여개로 늘려 영업인프라를 확충하고 본사와 전국 각 대리점을 연결하는 대리점 전산망을 활성화시켜 대리점의 실판매율을 크게 높일 것입니다.
서비스부문에서는 올해 초 삼보서비스가 분사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사후서비스라는 AS개념에서 탈피해 사전서비스(BS) 정책을 도입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방침입니다.
아울러 관리부문에도 사업역점을 두고 추진할 것입니다.
우선 새로운 인사평가제도를 도입해 능력 위주의 인사정책을 펴고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직원의 교육과 자질향상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해외사업부문에서는 물류 및 손익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증가된 수출물량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도록 유도하고 자가브랜드 수출은 물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 등 다각적인 수출전략을 구사할 것입니다.
-올해 주력사업분야는 어떤 것입니까.
▲삼보컴퓨터는 PC 전문업체인 만큼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를 주력사업으로 삼는 한편 수익성 향상을 위해 기존 세트톱박스·케이블모뎀사업을 강화하고 통신교환기 등 새로운 아이템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 PC사업분야에서 노트북PC사업을 크게 강화키로 하고 이번 상반기 중 국내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개발, 출시하고 해외시장에도 저가 노트북PC인 「e노트」를 개발해 선보일 계획입니다.
-PC는 지난해부터 국내 정보기술(IT) 품목 가운데 주요 수출효자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삼보컴퓨터의 주요 수출전략을 말씀해 주시죠.
▲올해 국내 PC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주요 PC제조업체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삼보컴퓨터도 올해 경영목표를 「글로벌 마케팅」으로 정하고 내수시장 침체의 위기를 수출로 돌파한다는 방침 아래 올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을 지난해 35%에 비해 2배 늘어난 7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삼보컴퓨터는 이를 위해 그동안 OEM방식의 수출전략을 수정해 지난해 말 「X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수출을 추진한 이후 자가브랜드 수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코리아데이타시스템즈(KDS)와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판매법인 e머신즈에 초저가 멀티미디어PC를 선적해 월평균 10만대를 실판매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삼보컴퓨터의 저가PC 시장진출을 계기로 세계 PC시장에 5백달러 이하의 PC시장이 새롭게 형성됐으며 삼보컴퓨터는 5백달러 이하 PC시장의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삼보컴퓨터는 초저가PC인 「e타워」를 내세워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미국시장에 판매된 전체 PC물량 가운데 시장점유율 5.9%로 6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저가PC의 수출지역을 기존 미국 위주에서 탈피해 일본·유럽·중국·남미 등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삼보컴퓨터는 이미 일본에 8천대의 저가PC를 판매하면서 성가를 높이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심양에 10만평 규모의 대규모 컴퓨터단지를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사업성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삼보컴퓨터는 이를 발판으로 올해 미국시장에만 1백20만대의 PC수출을 추진해 총 2백만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수출금액으로는 1조2천억원으로 국내 PC제조업체 가운데 수출1위를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올해 PC 런칭계획 및 가격정책은 어떻게 수립했는지요.
▲삼보컴퓨터의 제품출시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조기출시를 통한 시장선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 중심의 신속한 모델교체를 실현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기술·신개념의 PC를 가장 앞서 출시해 전문회사로서의 기술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시장 주도회사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올 상반기에 「체인지업」 이후의 데스크톱PC 신모델, 노트북PC, 컬러 레이저프린터 등 삼보컴퓨터가 갖추고 있는 전품목에 걸쳐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삼보컴퓨터의 가격정책은 고가에서 저가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즉 「듀얼 라인업」 제품구성으로 저가제품은 실판매 가격대에 포진시킴으로써 회사의 매출신장을 극대화시키고 고가제품은 고마진을 창출한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어느곳에서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지역별 가격편차가 없는 신뢰성 있는 가격구조를 만들기 위해 대리점은 물론 양판점·전자상가 등 유통채널별로 동등한 실판매가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삼보컴퓨터는 PC 전문업체이면서도 지난해부터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복표단말기사업·케이블모뎀 등 PC 이외의 부문 사업전략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삼보컴퓨터는 PC사업분야에 대해서는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 및 대량공급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케이블모뎀·복권부표사업 등 PC 이외 분야의 사업은 이와 달리 수익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선 2년 전부터 추진해온 통신장비와 세트톱박스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증대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광통신장비와 세트톱박스의 경우 개발부서에서 영업까지 담당해 왔으나 올해부터 이를 전담할 영업조직을 설치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삼보컴퓨터는 광통신장비 사업과 관련, 이미 한국통신의 인증단계를 거쳐 전화국간 필드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세트톱박스의 경우 이미 일본에 수출계약 체결을 완료했습니다.
아울러 복권부표사업분야에서는 이달 말까지 단말기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달 초에 약 4천대 가량을 수출할 계획입니다.
국내 복표사업과 관련해 타이거풀스사가 복표사업권을 획득하게 되면 삼보컴퓨터에서 단말기는 물론 전체 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용을 맡아 추진할 것입니다.
<정리=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