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현대세가 사장
『지난 한해는 국내 영상·오락산업 전반에 있어 중요한 고비이자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세가엔터테인먼트의 사령탑 전동수 사장(50)은 IMF여파로 국내 콘텐츠산업이 된서리를 맞아 투자·개발 의욕이 꺾이고 특히 대기업들이 잇따라 철수한 것은 「문화의 세기」를 앞두고 적지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아쉬워한다.
현대세가의 합작선인 일본 세가가 게임관련 사업으로 98회계연도에 2천7백억엔(한화 2조7천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이중 20%에 해당하는 5백40억엔(한화 5천4백억원)의 경상이익을 낸 점을 예로 들며 콘텐츠산업의 고부가성을 지적하는 전 사장은 『최근 국내업계의 투자가 줄어든 것이 결과적으로 4∼5년 후 「부메랑」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했다.
현대세가는 작년에 총 1백5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력부문인 업소용 게임기 수입사업이 내수부진으로 고전했으나 게임기용 부품 및 경품 수출로 3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려 전체매출은 전년보다 50억원 가량 늘어났다. 또한 연세대와 공동으로 게임스쿨을 개설하고 PC게임 개발사인 시노조익과 제휴, PC게임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얼어붙은 내수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다각적인 시도를 했다.
현대세가는 올 매출목표를 2백65억원으로 잡고 몇가지 야심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해 보류했던 도심형 하이테크 테마파크사업을 재추진할 계획이며 차세대 가정용 게임기 「드림캐스트」 관련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작년 말부터 수출에 나선 PC게임을 비롯, 게임관련 아이템으로 최소한 8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도심형 하이테크 테마파크는 총 1백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서울의 주요상권에 1천평 안팎 규모로 개설할 계획이며 세가의 드림캐스트와 전용 타이틀을 국내에서 제작·생산하기 위한 인력확보와 조직구성 작업도 진행중이다.
『현대세가의 사업이 지나치게 세가에 의존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 사장은 『최소한 수십억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게임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국내시장은 아직 좁다』고 지적하며 전세계적인 하드웨어 보급기반을 가지고 있는 업체와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응수한다.
전 사장은 『국내 영상 콘텐츠산업이 기간산업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게임을 고부가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여론과 정부당국의 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고 42%에 달하는 특소세, 건축법·공중위생법상의 각종 제한, 상상력을 제약하는 심의제도 등 기존의 법제가 제자리를 맴도는 한 문화산업 육성은 한낱 「말잔치」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