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컴팩」 브랜드가 올해부터는 우리나라 안방에도 파고들 전망이다. 또 「HP」브랜드도 홈PC에 앞서 1백만원 안팎의 기업용 PC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어서 국내 PC업체들은 세계적인 브랜드와 전면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컴팩컴퓨터(대표 강성욱)는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데스크톱 PC(브랜드명 프리자리오) 판매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한국컴팩컴퓨터의 홈PC시장 진출방식은 LGIBM처럼 국내 대형 PC업체와 합작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국내업체에 조립생산을 맡기고 마케팅에 주력하는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한국컴팩컴퓨터는 이와 관련, 중앙처리장치(CPU)나 섀시와 같은 일부 품목을 제외한 모니터·CD롬드라이브·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메모리 등 주요 핵심부품을 국내에서 직접 조달하고 생산은 자체 공장을 마련하거나 위탁 생산하는 방식을 놓고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다.
한국컴팩컴퓨터는 또 판매망 확보를 위해 상반기 중에 우선 세진컴퓨터랜드·티존코리아 등 국내 주요 양판점에 홈PC 공급을 추진하는 동시에 자체 대리점 모집에 나서 30여개의 유통점을 확보하고 이와는 별도로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컴팩컴퓨터는 이를 발판으로 올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초기단계에 3%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앞으로 3년 이내에 아·태지역 지사 중 홈PC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현지법인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홈PC 진출에 앞서 오는 5월쯤 대당 1백만원선의 기업용 PC(코드명 BRIO)를 국내에 선보이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해외에서 완제품을 도입해 국내 공급하고 월 1천대 이상 판매하는 시점에서 국내업체를 통한 조립생산을 추진키로 했는데, 이 PC가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보급이 확산될 경우 유통체제의 재정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홈PC시장으로도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가 지난해 상반기에 적극 검토한 홈PC의 국내판매는 올 하반기 중에 다시 밀도있게 조사분석한 후 진출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HP는 국내 PC시장이 지난 97년(약 1백85만대) 수준으로 회복되면 본격적으로 홈PC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로써 국내 PC시장은 국산브랜드와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해외 유명브랜드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시장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윤재기자 yjlee@etnews.co.kr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