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 강성욱 한국컴팩 사장

 한국컴팩컴퓨터는 지난해 한국디지탈을 합병하면서 국내 정보기술(IT)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속에서 한국컴팩컴퓨터는 대부분의 IT업체들이 매출부진에 시달린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매출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 강성욱 사장(38)은 한국컴팩의 경우 조직통합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면서 IMF의 시련을 극복하고 있는 대표적인 IT업체라고 자부한다. 강 사장은 올해도 이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지난해보다 30% 정도 성장하는 매출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은 고객지원 및 서비스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 컴팩의 전제품을 한곳에 집결시켜 판매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엑셀런스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홈PC시장에 본격 진출, 세계 PC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컴팩의 명성에 걸맞게 국내 PC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담:조인 컴퓨터산업부장

 -최근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IT 사업환경이 점차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컴팩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올해 국내 IT사업 환경변화에 대해 말해주십시오.

 ▲올해 국내 IT사업 환경은 IMF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호전될 것으로 봅니다. 연초부터 환율·금리·주가 등 경제지표에 대한 전망이 크게 호전되고 있어 국내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기업과 금융기관 등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산시스템 도입수요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컴팩의 경우 지난해 어려운 IT시장 환경에서도 2천4백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 당초 매출목표를 초과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올해는 국내 IT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지난해 대비 30% 정도의 매출성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컴팩의 입장에서 볼 때 올해 IT시장의 최대 변수는 금융부문이 될 것으로 봅니다. 합병과정에서 아직 금융권의 전산담당 중역이 확정되지 않은 곳이 많아 전산화에 대한 투자규모와 방향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특히 대규모 전산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의 구도변화에 따라 한국컴팩의 금융사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한국컴팩컴퓨터가 펼친 사업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부분과 올해 IT시장에서 새롭게 부각될 분야는 어떤 게 있습니까.

 ▲한국컴팩은 지난해 한국디지탈이 수주한 한국통신의 고객정보시스템(CIS) 프로젝트를 비롯해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이동통신업체 등에 많은 전산장비들을 공급했습니다. 이는 한국디지탈을 합병하면서 한국디지탈의 통신부문에 대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 결과로 판단됩니다. 다만 지난해 교육시장을 겨냥해 많은 투자를 했으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교육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생각입니다.

 그리고 올해 국내 중대형 컴퓨터업계의 화두는 컴퓨터 2000년(Y2k)문제·전자상거래(EC)·전사적자원관리(ERP)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업계 전반의 핵심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Y2k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와 업계는 물론 국민적 관심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Y2k문제와 관련, 한국컴팩은 97년 10월 이후 생산된 인텔 아키텍처 기반의 PC 및 서버제품은 Y2k문제에 대한 준비를 완료해 미국의 NSTL(National Software Testing Lab)에서 인증하는 「YMARK2000」 마크를 부착, 공급하고 있습니다. 97년 10월 이전에 공급한 대부분의 제품에 대해서는 Y2k 문제해결 솔루션을 웹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와 웹을 통한 신규수요 창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EC시장이 올해부터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경쟁사보다 앞서 구조조정을 끝낸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기관과 통신 및 유통업계 등에서 EC 및 ERP 도입을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한국디지탈을 통합한 이후 6개월 정도의 기간이 지났는데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는 무엇입니까.

 ▲한국디지탈을 통합한 이후 무엇보다도 내부 조직간 물리적 합병에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물리적 통합이 이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만 합병에 따른 고객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이에 따라 지난해 통합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곧바로 조직을 새롭게 개편하고 매출확대를 위한 마케팅 및 영업활동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지난해 4·4분기의 매출실적이 좋아 통합에 따른 구체적인 시너지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지난 98년에 제대로 개선되지 않은 부문을 집중 점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이달 중에 지난해 통합된 조직을 재검토, 솔루션사업 강화와 고객 중심의 영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형태로 새롭게 정비해 나갈 방침입니다.

 -올해 중점 경영전략을 구체적으로 들려주십시오.

 ▲우선 고객만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한국디지탈을 통합 운영해 오면서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면서 당초 예상한 매출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성과는 고객만족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어렵다고 봅니다. 한국컴팩의 고객만족은 직원들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와 서비스, 기술지원 등 회사운영 전반에 걸쳐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서비스 및 제품 문의 등을 소화해낼 수 있도록 콜센터 확대와 지방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올해는 다가오는 21세기 인터넷시대를 선도할 IT업체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한국컴팩은 한국탠덤에 이어 지난해 한국디지탈을 통합하면서 PC와 윈도NT서버를 비롯한 유닉스서버 및 대형 무정지시스템인 히말라야 기종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종합 IT업체로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메인프레임분야에는 탠덤기종을, 데이터웨어하우스와 통신분야는 알파시스템을, 인터넷과 워크그룹 단위업무에는 윈도NT서버를 각각 배치해 고객들의 요구에 적합한 솔루션을 공급할 것입니다. 물론 데스크톱PC 및 노트북PC사업에 대한 활발한 영업도 전개할 나갈 예정입니다.

 -올해 역점사업으로 설정해 신규 투자하는 부문이 있는지요.

 ▲컴팩의 모든 제품을 한 군데 집결시켜 놓은 「엑셀런스센터(Excellence of Center)」의 설치에 우선 투자키로 했습니다. 이 센터는 탠덤의 무정지 히말라야 기종에서부터 알파서버·윈도NT서버·데스크톱PC 및 노트북PC 등에 이르기까지 컴팩의 전 제품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특히 컴팩 엑셀런스센터에서는 국내 유망 중소기업 및 학교와 연구소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포팅작업과 테스트, 장비지원 등을 기획하고 있어 산·학 협동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엑셀런스센터 설립을 위해 1백억원 정도 자금을 투자할 방침이며, 이르면 1·4분기 중에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또한 올해는 홈PC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입니다. 「프리자리오」라는 브랜드로 국내에 선보인 바 있는 컴팩의 홈PC는 그동안 국내 PC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인지도 부족 및 서비스망 열세로 인해 고전을 해왔습니다. 올해에는 본격적인 서비스망 구축 및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개인용PC사업에 새롭게 진출할 계획입니다.

 -홈PC사업과 관련, 한때 일부 국내 유력 PC업체와의 합작을 통한 시장진출설이 설득력 있게 나돌았는데 어떤 형태로 국내 PC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말해주십시오.

 ▲올해부터 멀티미디어 홈PC사업을 새롭게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홈PC사업 진출시기는 5월께로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PC사업 전개방식은 국내 PC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조립생산방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대형 PC업체들과의 합작을 통한 PC사업 형태는 아니지요. 홈PC의 경우 중앙처리장치(CPU)와 새시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모니터를 비롯해 CD롬드라이브·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메모리 등 주요 핵심부품 등을 국내에서 직접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조립생산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은 자체 공장을 마련하거나 위탁생산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홈PC 판매방식은 제도적 여건만 구비된다면 인터넷을 통한 직판방식을 적극 고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본사는 물론 싱가포르·홍콩 등지에서는 이미 인터넷을 통한 PC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튼 올해부터 홈PC시장에 적극 진출해 앞으로 3년 내에 아태지역 컴팩지사 가운데 한국컴팩이 국내 PC시장을 무대로 홈PC를 가장 많이 판매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IBM · 한국HP 등과 더불어 국내 IT시장을 주도해 나갈 새로운 강자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위치에 걸맞게 한국컴팩컴퓨터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은 무엇입니까.

 ▲국내 IT업계의 선두그룹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컴팩컴퓨터는 우선 판매확대에 주력,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앞서 말씀드린 고객만족에 최우선적인 역점을 둘 예정입니다.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널드사처럼 컴팩의 인지도를 국내 고객들에게 한층 높일 방침입니다. 또 「커뮤니티 컨트리뷰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사회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리=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