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초자, "기술자립 원년" 선포

 「기술자립의 원년」. 지난해 적자탈출에 성공한 한국전기초자(대표 서두칠)는 올해 외국 업체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세계적인 유리벌브업체로 거듭나기로 했다.

 이 회사의 서두칠 사장은 『지난해 기술적으로 외국 종속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취약한 분야로 지적된 CDT의 일부 기종을 개발하는 등 기술자립기반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올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19인치 이상 대형CDT와 33인치 대형CPT의 유리벌브 기술도 확보, 실질적인 기술자립을 구축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전기초자는 유리벌브의 기술력 부족으로 독자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을 대내외적으로 받아왔다.

 한때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부즈앨런해밀턴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더 이상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는 유리벌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경영진단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해마다 매출의 1.5%를 로열티로 지불해온 미 TECHNEGGLASS사와 기술제휴를 지난해 종료하면서 15인치와 17인치 CDT의 독자개발에 성공하는 등 기술자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서 사장은 『지난해 8월 미 TECHNEGGLASS사에 후면유리벌브의 기술로열티 지급을 종료한 것을 계기로 공급과잉의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이상 외국 업체로부터 기술을 받기보다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기로 했다』면서 『처음에 독자기술 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기술진들이 밤낮을 잊고 노력한 끝에 CDT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15인치와 17인치 CDT 유리벌브를 월 1백10만개 생산하는 등 CDT 유리벌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독자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생산수율도 업계 최고수준인 70∼80%로 끌어올리면서 적자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97년 5백93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3백1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서 사장은 『유리벌브업계에선 수율 55% 달성을 꿈의 수율로 여길 정도로 수율향상이 어려운 일이다』면서 『독자적으로 기술개발력을 확보함으로써 어렵게 여겨졌던 수율도 향상돼 경영정상화를 한발 앞당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얻은 경험을 살려 올해 이 회사는 실질적인 「기술자립의 원년」을 이룩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안으로 19인치와 21인치 CDT 유리벌브 개발과 함께 평면브라운관용 강화유리벌브도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아울러 29인치와 33인치 CPT용 유리벌브까지도 개발하는 등 제품기종을 다양화해서 브라운관업체에 공급할 방침이다.

 이같은 기술자립으로 이 회사는 올해 5천억원의 매출에 3백50억원의 이익을 달성, 지난해말 1백73%인 부채비율을 올해말까지 1백22%로 낮출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는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 지난해 5백50만달러에 그쳤던 직수출을 올해 5천5백만달러로 10배 이상 늘리는 등 세계적인 유리벌브업체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