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기계의 「딤채」와 「위니아에어컨」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최근 만도기계가 브리지드론을 도입키로 한 미국 로스차일드사와 합작으로 가교회사인 「RH만도기계」를 설립, 이 회사에 영업권 및 자산일체를 매각하고 청산절차를 밟기로 함에 따라 만도기계의 가전제품 가운데 김치냉장고와 에어컨사업을 맡고 있는 위니아사업부의 향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만도기계의 위니아사업부가 맡고 있는 김치냉장고 「딤채」의 경우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품화된 제품으로, 최근 들어 새로운 주방가전제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주부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끌면서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도기계 자체가 없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딤채」는 지난 97년 8만5천대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김치냉장고시장 규모가 지난해 25만대로 무려 3배나 늘어난 가운데 97년에는 7만8천대가 판매돼 전체 시장의 92%를 점유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배가 늘어난 16만대가 팔려나간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공급정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을 정도로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에어컨의 경우도 만도기계가 자동차부품에 이은 핵심 주력사업의 하나로 육성해온 사업으로, 부도 이후 크게 위축돼 지난 97년 12.6%에 달했던 국내 시장점유율이 7% 선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아직 시장점유율면에서 중견전문업체 가운데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 국내외 다수의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만도기계가 부도 이후 국내외 업체들과 에어컨사업에 대한 매각협상을 진행해 오면서 주변업체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여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만도기계의 이번 청산을 계기로 위니아사업본부는 앞으로 「RH만도기계」로 넘어간 후 로스차일드사의 주도하에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각되는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만도기계측에서는 이에 대해 『이번에 만도기계를 청산키로 한 것은 오는 3월까지 모든 부채를 청산키로 한 화의인가 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로스차일드사의 브리지드론 프로그램의 일종일 뿐 만도기계가 정리돼도 모든 사업은 RH만도기계에서 지속할 것』이라며 『이는 단지 회사 간판을 만도기계에서 RH만도기계로 바꾼 것에 불과, 위니아사업본부가 RH만도기계로 넘아가더라도 예전과 달라지는 것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에도 위니아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국내외 업체들과 협상을 지속해온 터라 앞으로는 매각대상이 만도기계에서 RH만도기계로 바뀔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도기계의 위니아사업부는 이를 통해 지난해보다는 훨씬 좋은 매각조건을 갖추게 돼 조만간 외국업체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만도기계측 관계자들도 『이처럼 가교회사를 이용하는 방법은 최근 들어 화의인가를 받은 업체들이 기존 업체의 부채를 청산하고 부채가 없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매각 또는 외자유치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로스차일드의 계획은 결국 만도기계를 외국투자자들에게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쨌든 만도기계의 「딤채」와 「위니아에어컨」사업은 앞으로 당분간은 RH만도기계를 통해 지속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외국업체에 매각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