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시장을 놓고 APC와 엑사이드가 맞대결을 펼친다. 그동안 APC는 네트워크용 소형 UPS, 엑사이드는 대형 UPS시장을 공략하는 등 주력 시장이 달라 양사의 맞대결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말 APC가 덴마크의 대형 UPS업체인 실콘을 인수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소형 UPS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오던 APC가 실콘의 대형 「DP300E시리즈」 공급에 나서면서 대형 UPS시장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DP300E시리즈는 독특한 전력변화 기술을 가진 효율성 높은 제품이라는 게 APC코리아(대표 박평원) 측의 설명. 전력요소보정(PFC)이 기존 제품보다 훨씬 높고 패럴렐 리던던트와 아이솔레이티드 리던던트가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엑사이드도 네트워크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모토로라·신한은행·한국IBM 등에 제품을 공급해 온 이 회사는 상반기 국내시장 공략목표는 소용량 네트워크 분야라고 분명히 강조했다. 미국 델텍을 인수하는 등 최근 몇년간 소형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온 엑사이드는 「원UPS」 「넷UPS」 등 소형제품의 공급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사이드 제품의 국내 공급을 맡고 있는 플러스 파워(대표 김홍수)는 『네트워크업체와 제휴를 통해 제품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엑사이드는 APC와 겹치는 오프라인 제품 외에 온라인 제품도 공급키로 했다. 이밖에 AS 등 효율적인 기술지원을 위해 기술교육수료증(COC)을 갖고 있는 전문 기술자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두 업체의 상호 시장 진입에 대해 UPS업계 일부에서는 『서로간 견제를 위한 견제일 뿐 실제 시장점유율 등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들 두 업체의 시장 교차 공략 움직임은 어떻게든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시장 태동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두 업체가 국내업계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고 이러한 영향력이 갑자기 사라질 리 없기 때문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