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영상음반유통업협회장
지난해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의 잇단 가격인상과 대여점들의 대여료 덤핑경쟁으로 홍역을 치렀던 영상음반유통업협회는 올해 이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협회 체제정비를 통한 위상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올해만큼은 이같은 일들이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힘있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최영진 협회장을 만나 올 한해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대여료 덤핑현상이 올해에는 정말 사라질까요.
▲1만2천 회원사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고 작년 하반기부터는 자제하는 움직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요. 문제는 중·대형 규모의 비디오대여점들인데 그들도 「제살깎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파문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물의를 일으키는 대여점에 대해서는 업계가 공동으로 제재하는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비디오업계의 과제로 꼽히는 「사전주문제」를 어떻게 안착시킬 계획입니까.
▲공급업체(프로테이프 제작사)와 수요업체 모두에 도움이 되는 사전주문제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공급업체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매출감소를 우려, 사전주문제 시행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요. 예컨대 비디오 출시일정을 출시일이 임박해서야 고지하고 대여점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마저도 변변하게 치르지 않으면서 사전주문을 받겠다고 하면 어느 누가 쉽사리 응하겠습니까. 물류절감 차원에서 사전주문제는 필요하지만 공급사의 노력없이는 정착시키기가 어려울 겁니다.
-비디오 공급가가 흥행도나 개봉여부에 따라 3단계로 구분되고 있어 아트 비디오는 거의 사장되다시피하고 있고 시장경쟁원리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공급가격 책정은 시장경쟁원리에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3단계로 돼 있는 비디오 공급가를 철폐하고 가이드라인을 정해 제작사가 자율적으로 공급가를 책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이 제도의 도입이 궁극적으로 회원사에도 도움이 된다고 믿고 올해 꼭 실시할 것입니다. 가이드라인 책정은 추후 협회간부들과 논의해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제작사들이 시장을 왜곡하는지를 감사하는 등 공급사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밝혀 둡니다.
-수익금분배제(RSS)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요.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의 시장접목은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특히 비디오 메이저사와 국내를 대표하는 제작사들이 외면하는 RSS시행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외국의 경우도 대만 정도만이 그럭저럭 RSS를 실시하고 있을 뿐 미국과 일본에서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요. 회원사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최 회장은 회원사와 비회원사간 갈등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협회의 문호를 대폭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비디오대여점용 표준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협회의 전산화도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며 특히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른 시행령 개정과 관련한 대책위도 설치·가동하겠다고 다짐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