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업계, 구조조정 바람 거세다

 최근 들어 산업전자 분야의 기업체들이 잇따라 분사·매각을 통한 재정적 안정과 경영효율화를 모색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정보기술·LG전선·LG산전·통일중공업·메디슨 등의 업체들이 최근 선박자동화·빌딩자동화·환경사업부문·교통사업부 등의 매각·분사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등 경영효율화를 위주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연 매출규모 1조7천억원의 LG전선(대표 권문구)은 그간 핵심사업인 전선사업 외에 기계와 정보통신 부품·제지·농기계·환경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모색해 왔으나 최근 제지부문에 대해 경영진 지분인수(MBO)방식으로 분사하고 환경부문도 함께 정리키로 확정했다. 또 농기계·사출기·공조기기 부문에 대해서는 당분간 사업을 유지해 나가면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대표 표삼수)은 시스템통합(SI) 회사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다는 기본계획에 따라 시스템 운영(SM)사업부에 사업력을 집중키로 하고 선박자동화와 빌딩자동화사업부의 매각 및 분사를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 11일부터 노르웨이 선박회사와 선박자동화사업부 매각문제를 협의중이며 빌딩자동화 부문에 대해서는 상반기 중 외부자본 유치 또는 경영진 지분인수방식 등을 통해 분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통일중공업(대표 김동운)도 최근 누적적자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켜 왔던 컴퓨터수치제어(CNC)사업을 계열사인 와콤전자로 이관해 이 분야를 아웃소싱하는 한편 자사에만 공급돼 왔던 이 제품의 거래선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메디슨(대표 이승우)도 최근들어 인트라벤처 개념을 내세워 기존의 각 사업부서를 사업부문으로 독립시키는 기업구조개편 작업을 단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홍보부서를 독자적인 홍보회사로 분사한 데 이어 마케팅사업부와 고객지원부를 각각 분사시켜 독립적인 경영을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LG산전(대표 손기락)도 지난해 차량정비사업부 등 5∼6개 사업부를 종업원인수(EBO)방식으로 분사한 것을 비롯, 올 상반기 중 교통정보화 사업부에 대한 분사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는 이처럼 산업전자 유관업체들의 적극적인 분사와 매각 노력에 대해 『기업 경영자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한 외형불리기식 사업형태보다 재정적 안정과 전문화 및 경영효율화라는 흐름에 보다 중점을 두는 것같다』며 기업경영의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