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단체장에게 듣는다 (9);전자의료기기산업협 한원국 회장

 『수출 총력체제에 돌입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 한원국 회장(66)은 협의회 설립 취지가 수출 확대이고 국내 전자의료기기업체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좁은 내수시장에서 탈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출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올해 전자의료기기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5.9% 증가한 1억8천2백만달러로 정하고 산업자원부·중소기업청·한국무역협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정부 및 각종 유관단체와 긴밀한 협조체제 유지를 통해 수출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또 독일·브라질 등에서 열리는 유명 의료기기 전시회에 한국 공동관을 꾸려 참가하던 것을 싱가포르와 러시아 등으로 확대하고, 중소기업청과 서울시청에서 나오는 무상자금을 지원받아 업계의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특히 협의회는 회원사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 대리점 및 바이어 명단 등을 상호 교류하고 추후 「통합 애프터서비스 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1차연도 사업으로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국내외 바이어 및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국산 전자의료기기를 손쉽게 찾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전 품목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인터넷상에 올림으로써 향후 의료기기 분야의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일조하기로 했다.

 『지난해 스리랑카(약 40억원)와 인도네시아(약 2백74억원)에 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의료기기 수출을 처음 성사시킨 데 이어 올해도 약 2천만달러 규모의 파나마 프로젝트와 일부 동남아 및 구 소련 지역에 대한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협의회는 초창기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EDCF 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협의회가 공동관을 꾸려 참가한 독일 및 브라질 국제 의료기기 전시회를 통해 1천6백만달러어치를 계약함으로써 의료기기 수출 증대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출 내용 또한 종전의 중·저가 제품위주에서 탈피, 일부 선진국가들만이 생산하고 있는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와 3차원(3D) 및 디지털 초음파 영상진단기,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고주파 X선 촬영장치 등 최첨단 고부가 제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회장은 그러나 『환율 안정과 원화가치 절상으로 그동안 위축돼 왔던 병원들의 고가 의료기기 도입이 올해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여 98년의 경우 전년보다 32.4%나 감소했던 수입이 올해 약 5.5% 증가한 3억4천5백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따라서 국산 유망 상품 선정 및 육성, 병원을 대상으로 한 국산품 홍보활동 강화 등 다양한 국산 의료기기 구매 촉진책을 통해 수입 대체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수시장에서 국산이 외산보다 점유율이 대체적으로 낮은 것은 산업구조가 낙후돼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개발 지원에도 역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협의회는 지난 92년부터 96년까지 18개 과제 92억원의 산업기술개발자금을 지원, 주요 핵심 부품 국산화를 통해 부품 수입 의존도를 낮춘 바 있다.

 한편 한 회장은 『정부의 일관된 햇볕정책으로 대북 화해무드가 조정됨에 따라 남·북 경협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우리나라와 별 상관이 없는 국가에도 차관을 제공하는 마당에 의료산업이 낙후돼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우리 정부가 중심이 돼 장기 저리의 차관을 제공, 각 도에 도립병원을 하나씩 건설해 주는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