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초반공세 강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과 직접적으로 맞서고 있는 또 다른 CPU업체인 AMD의 국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AMD는 지난해 세계시장에서는 저가 PC의 보급확대로 일정 소득을 거둔 반면 국내에서는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었으나 올해는 잇따라 국내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체결, 지난해와 일신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AMD는 최근 인텔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국내 노트북용 프로세서시장에서 인텔칩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데스크톱용으로 새로운 프로세서를 올 상반기 잇따라 발표할 계획이어서 국내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AMD코리아 측은 『이번에 선보인 노트북용 CPU 가운데 클록스피드가 가장 높은 3백33㎒ 제품은 벤치마킹 테스트 결과 인텔이 출시하고 있는 3백㎒ 펜티엄Ⅱ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면서 『국내 한 업체가 이를 채용해 오는 4월 AMD칩을 장착한 노트북 PC가 출시된다』고 밝혔다.

 인텔도 이에 맞서 이번 주에 성능이 향상된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그동안 1백%에 가깝던 국내 노트북용 프로세서 시장점유율은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얘기다.

 국내 데스크톱 프로세서시장에서도 AMD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AMD코리아는 삼보컴퓨터와 모니터업체인 코리아데이타시스템(KDS)의 미국 합작 자회사인 e머신스가 판매할 저가 PC에 자사의 3백㎒ 및 3백33㎒의 「K6-2」를 탑재하기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과 연결관계를 갖지 못한 AMD로서는 커다란 우군을 얻게 된 셈이다.

 AMD코리아는 또 다음달 발표할 데스크톱용 프로세서인 「K6-3」(코드명 샤프투스)에도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 「K6-3」는 2백56KB의 캐시메모리를 내장하고 4백50㎒의 클록스피드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코리아 측은 『이들 신제품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이 예전과 달리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늘려잡았다』고 밝혔다. 50%의 매출증가도 대부분 CPU 매출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AMD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PC경기의 극심한 침체로 안정위주의 사업계획을 수립했던 국내업체들이 올해는 수출을 확대하고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인텔칩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호환칩업체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AMD는 지난해 1천3백50만개의 CPU를 판매, 계획대비 10% 늘어난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순익부분도 지난 4·4분기에 흑자로 돌아섰다. AMD는 올해 2천만개의 CPU를 판매, 세계 CPU시장에서 2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사업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