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가전시장 "성숙"

 미국에서 디지털TV 방송 시작을 계기로 국내외 가전·컴퓨터업계를 중심으로 정보가전제품의 개발 및 주도권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디지털TV 방송으로 정보가전시장기반이 형성된 데다 디지털TV를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영상과 오디오를 가공·처리할 수 있는 부가제품의 수요도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65인치 대형화면을 통해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아날로그 TV방송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만든 겸용 제품을 개발, 디지털TV와 아날로그TV시장을 동시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에 돌입했다.

 LG전자는 고선명(HD)급에 비해 화질이 떨어지지만 가격이 5백 달러에서 6백 달러로 HD급에 비해 10분의 1에 불과한 표준해상도(SD)급 디지털TV 세트톱박스를 개발하고 디지털TV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소니는 40인치 이상 프로젝션방식보다는 화면의 크기가 작지만 브라운관을 채용해 보다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32인치 완전평면 디지털TV를 출시, 디지털TV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시큐브사는 기존의 NTSC나 PAL방식의 아날로그 방송신호를 SD램 기술로 디지털신호로 디코딩할 수 있는 3세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규격인 지바3를 개발, DVD 플레이어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톰슨멀티미디어는 디지털방송의 고선명 화질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Divx 플레이어를 개발, 디지털영상기록 및 재생장치인 DVD와 Divx간 경쟁을 더 한층 가열시키고 있다.

 일본의 소니와 미국의 메디아닉스사는 각각 디지털TV 오디오 규격인 AC3 돌비 스테레오 음향을 제공하는 돌비 헤드폰과 돌비 스피커 개발을 완료, 정보가전 개발경쟁이 TV와 기록 및 재생장치에 이어 음향기기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디지털TV용 오퍼레이팅시스템(OS)에 이어 디지털TV와 각종 멀티미디어 프로그램간의 가교역할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의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선은 자바 API진영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바와 차별화된 독자적인 API 개발을 위한 ATVEF진영을 구축하고 개발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