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에어컨 예약판매가 전례없이 부진하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전3사를 비롯해 만도기계 등 에어컨 전문업체들이 지난해말부터 조기 수요확보를 위해 앞다퉈 1차 예약판매에 들어갔으나 전반적인 판매실적이 지난해 1차 판매실적의 20%도 안될 정도로 판매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97년 시장을 겨냥해 96년 11월 20일을 전후해 실시했던 에어컨 예약판매에서는 12월말까지 43일 동안 21만대가 판매됐으나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시작한 예약판매에선 20일까지 34일 동안 3만5천대도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예약판매가 끝나는 이달말까지 전체적으로 그 수량이 5만대가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여름날씨가 무덥지 않았던 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가전제품 전반에 걸쳐 위축돼 있는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1차가 끝나고 3월을 전후해 2차 예약판매에 들어가더라도 에어컨 예약판매를 지난해 50% 선까지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LG전자는 이달 20일까지 모두 1만8천대 정도의 예약을 받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 회사는 96년 11월부터 실시한 1차 예약판매에서 9만5천여대를 판매해 올해 1차에선 경기침체를 고려하더라도 적어도 5만대 이상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적이 극히 부진해 이달말까지 2만5천대의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예약판매에 나선 삼성전자도 20일까지 실적이 1만5천여대에 불과해 월말까지 2만5천대의 예약접수를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7년 시장을 겨냥한 96년 1차 예약판매에서 10만여대를 판매해 당초 5만∼6만대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들 두 회사보다 뒤늦은 지난달 28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만도기계와 대우전자·대우캐리어 등도 판매가 크게 부진해 3사 모두 1천대 미만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차 행사에서 만도기계는 9천여대, 대우전자는 8천여대를 판매했으며 대우캐리어는 3천대 정도 판매했었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