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전 교통FM방송의 장비공급권 수주경쟁에서 탈락한 업체들이 감사원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조달청에서 삼성전자·동유시스템·MBC미디어텍·LG정보통신·(주)대우·신광통신·KBS영상사업단 등 7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외자입찰로 실시된 대구·대전 교통FM방송 장비공급 입찰에서 56억원을 써낸 삼성전자가 장비공급사로 최종 선정돼 작년 말 계약을 마쳤으나 MBC미디어텍 등 탈락업체들이 『객관성을 잃었다』며 관계요로에 진성서를 제출하고 삼성전자가 제안한 장비의 신뢰성에도 의혹을 제기,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MBC미디어텍 등이 앞장서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사항은 △발주처인 도로교통안전협회나 조달청이 당초 제안서상의 장비와 다른 모델, 즉 대체장비로도 입찰 가능함에도 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다른 업체와 달리 낙찰가를 이중으로 쓰지 못했으며 △선정된 삼성전자의 프로그램자동송출시스템(APC)·오디오파일·송신기 등의 대체장비가 사전 기술검증을 거치지 않아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MBC미디어텍의 김철동 국장은 『대체장비로도 입찰이 가능한지를 여러차례 질의했으나 「안된다」는 회답을 받아 단일가격으로 응찰,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밝히고 『특히 입찰사로 선정된 삼성전자의 대체장비가 원래 요구한 장비와 상이해 기본설계도를 바꿔야 하는 등 근본적으로 입찰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해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발주처인 도로교통안전협회의 한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달청의 소관사항』이라고 회답을 회피하면서도 『대체장비로도 입찰이 가능하다고 응답해줬는데도 불구, MBC미디어텍이 장비공급사에서 떨어지자 이제와서 딴죽을 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달청 역시 MBC미디어텍의 주장에 대해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서울지방조달청의 홍승욱 과장은 『공고안에서도 보듯이 분명히 대체장비로도 입찰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는데도 불구하고 MBC미디어텍이 내용을 모르고 입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체장비 역시 도로교통안전협회와 그간 기술회의를 열어 문제가 없다고 인정한 사항』이라고 반박하고 『대체장비가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제3자를 통해 기술검증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구·대전 교통FM방송의 장비공급권을 둘러싸고 MBC미디어텍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은 제안서상의 원래장비로만 따질 경우 59억원을 써낸 MBC미디어텍의 응찰가가 가장 낮아 낙찰사로 선정될 개연성이 높았으나 대체장비 응찰가를 기준으로 낙찰사를 선정, 결과적으로 삼성전자가 장비공급권을 따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 11월 조달청의 외자입찰공고 제안서는 입찰대상 장비로 특정모델 혹은 동등(equivalent)모델을 제시, 응찰업체들간 제안서에 명시된 특정장비만 응찰할 수 있는 것인지의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