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단독배선을 갖추지 않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늘고 있어 케이블TV 방송국(SO)들이 가입자 확보와 유지보수 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주택공사 등 주택업체들이 건설비 상승 등을 이유로 케이블TV 단독배선을 기피함에 따라 케이블 SO들이 기존 공시청시설(MATV)에 케이블TV시설을 접속하거나 건물 외벽에 케이블TV배선을 별도로 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이블 SO들은 『현재 주택공사에서 시공한 공동주택의 경우 케이블TV 단독배선을 하지 않고 공시청시설의 일종인 「TV종합수신시스템」을 설치해 케이블TV가입자 유치시에는 별도로 외벽 배선을 해야 하며 보급형 채널의 운용, 케이블TV 설치비 수납, 화질 열화 등의 어려움도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SO들은 기존 공시청시설과 케이블TV시설을 완전히 분리해야만 케이블TV와 공시청 시청자들에게 고품질의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향후 인터넷 등 케이블망을 이용한 부가서비스의 도입도 용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주택공사측은 『현재 공동주택에 적용하고 있는 「TV종합수신시스템」은 케이블TV 구내 전송선로에 준하는 양방향 시설로 적법한 공법에 의해 시공되고 있어 케이블시스템을 결합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케이블업계의 불만을 일축하고 있다. 주공측은 『종합유선방송시설은 특정 가입자의 선택에 의해 공급되는 상업적인 성격의 매체시설이므로 건축주에게 별도시설비를 추가 부담토록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데다 설치된 TV종합수신시스템이 적법한 기준을 따른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케이블업계가 가입자 유치시 설치비를 감면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케이블TV방송협회측은 건축비 상승으로 주택공사가 케이블TV 단독배선을 해주기가 힘들다면 케이블TV배선이 용이하도록 공(空)배관을 해주거나 아파트 관리소에서 아파트 각 층에 설치되어 있는 장치함까지라도 케이블TV와 공시청을 분리 배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현재 다소 모호한 기술기준이나 표준공법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주택업계와 SO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도 현행 건축법 시행령, 주택건설 기준에 관한 규정 등 관련 법규에서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시공할 경우 종합유선방송 전송선로 설비를 설치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고 정통부와 전기통신공사협회 등도 구내선로에 관한 기술기준과 표준공법을 제정, 운용하고 있으나 이들 기술기준과 표준공법이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공시청시설과 케이블TV시스템의 결합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규정하고 있어 혼선이 일고 있다며 이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