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로 KBS기술연구소장
KBS기술연구소는 그동안 차세대 방송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지상파 디지털방송·HDTV방송·멀티미디어방송 등 신기술 분야의 연구 개발에 주력해 왔다. 작년에는 현대전자와 공동으로 HDTV용 코덱(CODEC)을 개발했고 LG정보통신과는 디지털 방송용 모듈레이터를 개발하는 실적을 거둬 방송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항로 KBS기술연구소장에게 올해 중점 연구개발 과제와 기술연구소의 운영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올해 기술연구소의 운영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KBS기술연구소는 방송사 연구개발조직이라기 보다는 공영방송의 미래를 책임지면서 방송산업의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힘을 쓰는 연구개발조직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산학연구를 통한 방송기술 개발에 연구소의 역량을 결집시켜 국내 방송기술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앞장 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KBS 내부적으로는 연구소와 현업에서 근무하는 1천8백여명의 엔지니어들과의 교류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연구소의 연구 개발인력들이 현업에서 진정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KBS는 2001년부터 지상파 디지털방송과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을 실시할 계획인데 연구소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KBS는 디지털방송에 대비, 가급적 국산장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특히 그간 일본장비의 의존도가 높았던 송신기 부분은 국산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LG정보통신과 공동으로 1㎾급 디지털방송용 송신기 중 핵심부분인 모듈레이터를 개발했으며 디지털 코덱·디지털 중계기 등도 관련업계에서 한창 연구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KBS는 디지털방송시대에 대비, 산업계와 공동으로 비선형 편집기·디지털 문자발생기·HDTV급 문자발생기 등의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기술연구소가 직접 연구개발에 치중하는 것보다는 연구 용역이나 관련기술의 감수에 주력하는 게 바람직스럽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연구소의 기능을 지나치게 폄하하는 것으로 고려할 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기술연구소는 방송사 현업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기술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도 개발기술을 현업에 접목시킬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간 쌓아온 다양한 기술 노하우를 통해 연구개발 부문에서 한층 높은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