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의 빅딜이 진행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추진된 모로코 프로젝트는 어떻게 될 것인가. 모로코 프로젝트는 대우그룹이 대우·대우전자·오리온전기 등 관계사들로 투자단을 구성, 아프리카 모로코에 연산 2백만대 규모의 컬러TV공장과 브라운관공장을 설립키로 한 계획으로 관계사들이 나름대로 준비해왔다.
모로코 프로젝트의 현지법인에 30%를 투자키로 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오리온전기가 대우전자의 빅딜발표 이후 손을 놓고 있어 모로코 프로젝트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오리온전기는 연산 2백만개 규모의 컬러TV용 브라운관공장을 모로코에 건설키로 하고 구미공장의 20인치 중형 브라운관 생산설비 1개 라인(연산 2백만대 규모)을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오리온전기측은 대우전자의 빅딜발표 이후 분위기가 바뀐 데 따라 이같은 생산라인의 이전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오리온전기는 최근 모로코 프로젝트의 전담팀인 모로코프로젝트팀의 명칭을 해외기술팀으로 개편하면서 관련인력들도 교체했다.
해외기술팀의 업무성격도 모로코 프로젝트와는 상관없이 회사 차원의 생산라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기존의 채산성 없는 국내 생산라인의 해외이전을 맡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조직변경과 함께 오리온전기의 내부사정은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현재 모로코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모로코 프로젝트 발표 당시만 해도 그룹측의 결정이었기 때문에 따라갔지만 대우전자의 빅딜발표 이후 분위기가 바뀌면서 전세계적으로 브라운관의 공급과잉 속에서 모로코 프로젝트 자체가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루어가고 있다.
특히 대우전자의 빅딜발표와 함께 오리온전기가 워크아웃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점도 모로코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룹측에 의해 오리온전기가 워크아웃대상에 포함된 상황에서 모로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자금 마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리온전기의 한 관계자는 『브라운관의 공급과잉으로 채산성이 악화된데다 IMF 이후 투자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TV조립라인에 비해 투자비가 많이 드는 브라운관 생산라인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아 오리온전기는 중단된 모로코 프로젝트를 재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오리온전기측은 『현재 모로코 프로젝트는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모로코 프로젝트가 재개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