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엄Ⅱ BX 주기판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C 성수기를 맞아 BX 주기판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제품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수급불균형에 따른 품귀조짐이 일고 있다.
이는 국내 주기판 시장을 강점하고 있는 삼보컴퓨터와 대만의 주요 주기판 생산업체들이 다음달부터 활성화할 것으로 보이는 소켓370 방식의 주기판 생산에 주력하면서 BX 주기판 생산라인이 상대적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보컴퓨터가 생산하고 있는 디트로이트BX 주기판은 지난주부터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대만산 주기판의 경우도 주문을 낸 지 보통 2∼3일 정도면 국내에 공급됐으나 최근 들어선 1주일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올 상반기 기존 슬롯 1방식의 셀러론 중앙처리장치(CPU)가 단종되는 대신 소켓370 방식의 PPGA 타입으로 대체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슬롯1 방식의 LX 주기판보다는 추후 업그레이드가 쉬운 BX 주기판을 선호하는 추세도 수급불균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매년 연초는 PC 최대 성수기로 간주돼왔으나 주기판 수입업계가 IMF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예상 판매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으로 줄여잡는 등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도 품귀현상의 한 원인이다.
하지만 공급이 달리면 유통가격이 오르는 일반적인 논리와는 달리 BX 주기판 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BX 주기판을 보유하고 있는 수입·유통업체들이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보유 물량을 경쟁적으로 시장에 내놓고 있고 주기판 수입관세가 지난해 8%에서 올들어 4%로 조정되고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지난해에 비해 하락한 점에 힘입어 BX 주기판 유통시세는 1만원 가량 하락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올해초 PC산업이 호황세를 보이는 등 세계적으로 주기판 수요가 크게 늘어 BX 주기판 품귀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다음달 초나 돼야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