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이미 컴퓨터 2000년(Y2k)문제를 경험한 기업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Y2k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올 하반기부터 연도 인식오류가 빈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금융 23개, 건설 10개, 제조 43개, 무역 4개, 전산 2개, 서비스 17개사 등 회원사 97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Y2k문제의 보수현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개사는 「이미 Y2k 오류를 경험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경험한 Y2k 오류의 유형은 △어음·예금 만기일 오류발생(2개사) △건설회사 중도금 정산 오류발생(1개사) △신용카드 유효기간(3년) 인식오류(1개사) △Y2k 테스트중 컴퓨터 작동 불능(1개사) 등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에 주로 관련된 전산부문과 생산설비 등의 비전산부문에서 Y2k문제 해결을 완료한 회사는 8개사(8%)에 불과할 정도로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Y2k 보수가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올 하반기부터 Y2k 인식오류가 빈발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Y2k 보수현황을 부문별로 보면 전산부문의 경우 테스트까지 완료한 업체가 29개사(30%), 테스트중인 업체 31개사(32%), 보수진행중인 업체 36개사(37%) 등으로 거의 모든 업체가 올해 말까지 완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비전산부문의 경우 테스트까지 완료한 업체는 전체의 14%인 14개사에 불과하고 현재 테스트중인 업체가 15개사(15%), 보수진행중인 업체가 49개사(51%)이며 이제 착수단계(8개사)이거나 아직 착수하지 않은 기업(1개사)도 있는 것으로 조사돼 비전산부문 대응이 다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업종은 Y2k 보수과정이 상당히 진전된 데 비해 비금융권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산부문의 경우 설문에 응한 23개 금융기관 중 2개사만 아직 보수가 진행중이라고 답했을 뿐 나머지는 이미 테스트 과정을 완전히 마쳤거나 테스트중에 있다고 응답했다. 비전산부문도 14개사(61%)가 테스트를 진행중이거나 완료했으며 7개사(30%)는 보수진행중이고 1개사는 착수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제조·유통·서비스 등 비금융권 기업들의 경우 전산부문은 53%가 보수 후 테스트중이고 나머지는 보수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비전산부문은 테스트 단계이거나 완료한 기업이 20%에 불과하고 57%는 보수중이며 나머지는 착수단계이거나 아직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Y2k 보수비용을 보면 종업원 5백명 이상인 대형 금융기관은 최소 4억원에서 최고 1백75억원에 이를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일부 기관들이 Y2k 보수를 계기로 전산시스템을 교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금융회사의 Y2k 보수비용은 평균 매출액의 0.127%로 나타났으며 전산·전력·통신·경비 관련업체 등의 업종은 전체 평균의 7배에 달하는 매출액의 0.90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업체가 통신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시스템보수 절대량이 많을 뿐 아니라 시스템 상호 호환성을 이루기 위해 전체 시스템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무역업의 경우 보수비용이 매출액의 0.020%, 유통업 0.281%, 건설업 0.146% 등으로 조사됐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