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 벤처업체, 계측기시장 진출 활기

 대학 연구실을 모태로 창업하는 계측기 관련 벤처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학(원)에서 계측기기 분야 연구개발에 참여했던 교수와 학생들이 계측기기분야 연구성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벤처기업인 SNU프리시젼·센텍코리아·엠아이·펄스·KLK엔지니어링·EOCO 등을 설립, 외국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계측기기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이들 신생업체는 대학(원) 연구실에서 이뤄진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사업품목을 결정함에 따라 외국제품에 비해 품질이 뒤지지 않고 일부 기술은 오히려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업체들은 또 기술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마케팅 및 판매는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하면서 영업부담을 줄이고 있다.

 부산대 전자공학부 김재호 교수와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창업한 엠아이는 공장 생산라인에서 출하제품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는데 사용되는 1.6GOPS(Giga Operation Per Sec) 처리속도를 갖춘 영상 입력 처리장치와 저가형 영상 캡처(Capture)보드를 자체 개발했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을 토대로 올 상반기중 6.4GOPS 영상처리 보드와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고, 연말까지 현재보다 16배 정도 처리속도가 빠른 25.6GOPS용 영상처리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전남대·조선대 대학원생들이 중심이 돼 창업한 펄스도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온 전자파 측정기를 개발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말 출시한 휴대형 전자파 측정기 3종은 각종 전자제품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중 30㎐∼4백㎑의 주파수 범위에서 발생하는 자계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데 전자기 센서(코일형)를 국산화, 수입품에 비해 가격을 크게 낮췄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 창업 1호 업체인 센텍코리아는 알코올 센서를 자체 개발, 음주측정기를 상품화했다.

 독자개발한 알코올 센서를 내장, 측정시간을 기존 수입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한 이 제품은 측정 가능한 최저 혈중 알코올 농도도 0.01%로 낮췄으며, 최근 조달청과 조달물자 구매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경찰청과 측정기 8백대 납품 계약을 맺었다.

 수원대 화학공학과 김태진 교수와 학생 등 5명이 창업한 KLK엔지니어링은 용존 산소분야 기술의 상용화에 주력, 물속의 산소와 대기중 산소를 포착해 측정하는 장비들을 개발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이 제품들을 미국·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용존산소자동계측기, 폴라로 그래픽형 용존산소센서, 갈바닉형 산소센서 등에 대해 대학 실험실에서 개발한 제품으로는 처음 지난해 신기술(NT) 마크를 획득했다. 또한 5개 핵심기술에 대해 특허를 획득하고 해외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박희재 교수 등이 지난해 초 연구성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한 벤처기업인 SNU프리시젼도 기계의 오차를 정밀 측정하는 기계 진단시스템을 상용화하고 계측기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영남대 재료금속공학부 이문호 교수와 학생들이 설립한 EMO도 초정밀 센서를 이용한 혈당·혈중이온 측정기 개발에 나섰고 자회사격인 같은 대학의 EOCO는 광학측정기 국산화에 나서는 등 대학을 모태로 한 벤처기업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