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는 왔습니다. 으악! 생각키도 싫은 성적표는 왔습니다. 희디 흰 옷을 떨쳐입고 우표 한장 달고서 빠알간 우체통을 지나 기어코 오고야 말았습니다.
힘차게 솟구치던 열정과 피땀나던 노력은 한낱 종이 한 조각이 되어서 분노의 손에 찌그러졌습니다. 날카로운 매 자국의 추억은 나의 의욕의 지침을 돌려 놓고 흔적없이 사라졌습니다.
나는 말없는 성적표의 몸짓에 희망 잃고 한 장 종이 조각의 몸짓에 의욕 잃었습니다.』
한 고교생이 10대 전문 웹진인 「넷틴」에 투고한 「님의 침묵」의 패러디 시다.
최근 인터넷 인구가 중고생들로 확산됨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신세대 웹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웹진은 중고생들이 직접 편집자로 참여해 신세대들의 희망과 즐거움, 또는 입시중압감에 시달리는 고통을 재치있게 표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10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웹진은 10여개. 이 가운데 「O.N.E(http://uniweb.unitel.co.kr:8083/one)」 「넷틴(http://www.neteen.net)」 「채널텐(http://www.ch10.com)」 등은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호응이 높은 웹진으로 꼽힌다.
「O.N.E」는 유니텔의 온라인 학교인 사이버하이스쿨 이용자 중 웹진에 관심을 가진 학생 10명이 모여 만드는 10대만의 웹진.
이곳에서는 「왕따가 되기 싫은 우리의 기본 상식」 「잘 나가는 동호회 소식」 「우리 사이에 떠도는 소문의 진상」 「가슴을 열어라」 등 10대만의 관심을 반영한 생생하고 흥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웹진을 만들기 위해 학생기자들은 매주 토요일 저녁 11시에 채팅을 통해 기획회의를 한다. 여기서 정해진 아이템을 가지고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것.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오프라인 모임은 한달에 한번꼴. 아직은 아마추어 같은 미숙함이 엿보이지만 의욕만은 대단하다.
현직 교사들이 운영하는 넷틴 역시 학생기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청소년까지 학생기자로 참여, 자신이 생활하는 지역이나 학교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수시로 전해준다.
「여학생이 생각하는 남학생 꼴불견 베스트5」 같은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우리는 이런 선생님을 원한다」 같은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또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 「생각나누기」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돼 있다.
채널텐 역시 10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화나 생활 이슈들을 내용으로 하는 청소년 웹진이다.
지난 97년 창간한 이 잡지는 기획과 운영, 디자인을 기획팀에서 하고 있는데 구성원 10명 중 대부분이 중고생이다. 이 곳에는 청소년들의 눈으로 본 문화와 사회에 대한 글과 비평이 가득 담겨 있다.
이외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방송도 있다. 「한국청소년인터넷방송(http://www.koreayouth.org/)」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청소년 세계, 학교탐방, 스타예감, 청소년 뉴스, 청소년 정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제공한다. 또 뮤직비디오·영화 등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인터넷 청소년 상담실(http://www.kvci.or.kr)」, 청소년이 알아야 할 성문제에 대해 소개하고 고민을 상담해주는 「청소년세계(http://www.youth.co.kr)」 「늘푸른(http://www.ecs.co.kr/)」 등도 청소년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이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장윤옥 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