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파문으로 그동안 대우전자와 거래해온 외국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어 국산 가전제품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를 맞교환하는 빅딜이 임박해지면서 그동안 대우전자와 거래해온 외국 바이어들이 더이상의 신규수출 계약체결을 꺼리고 있어 대우전자 가전제품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이들 바이어들이 아직 LG전자나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에도 수출주문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우전자가 수출해온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LG전자나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가 아닌 일본이나 중국·동남아 등 경쟁국으로 넘어가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수출이 다소 늘어나도 가전 3사의 전체 수출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대우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TV·VCR·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의 5대 가전제품 수출에서 총 1조8천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기록, 금액면에서 3조9천억원에 달한 가전 3사 전체 수출의 45% 이상을 차지했으나 올들어 수출실적이 지난해의 70% 수준에도 못미칠 정도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우전자 관계자들은 『올들어 기존에 계약한 물량에 대해서만 수출을 지속하고 있을 뿐 TV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에 대한 수출주문이 끊긴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들어 수출상담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수출상담을 의뢰해오는 일부 소형 바이어들도 대우전자의 앞날에 대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는 눈치라 앞으로 어느 정도나 수출을 지속할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관계자들도 『아직 빅딜이 성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존 대우전자 해외거래선들과의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대우 거래선 가운데도 최근 동남아 등지의 일부 바이어들만이 수출상담을 하자고 제의해오고 있을 뿐 미국이나 유럽 등 대형 바이어들은 아직 접근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나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는 대우전자가 삼성전자로 넘어갈 것이 확실시되면서 수출물량이 다소 늘어나더라도 환율하락으로 수출가격이 크게 낮아져 매출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