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용 로봇 생산 "반감"

 지난 97년 산업용 로봇 생산 및 출하 실적이 90년대 들어 처음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산업용 로봇 생산 실적은 전년대비 50% 수준에도 못미치는 부진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회장 정재식)가 집계한 「98년 산업용 로봇 생산 및 출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중공업·두산기계·삼성전자·LG산전 등 7대 산업용 로봇 생산업체들의 생산액은 총 5백65억5천4백만원에 머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로봇 생산이 크게 감소했던 97년보다 52.0%나 줄어든 수치다.

 산업용 로봇 산업은 급속한 경제 발전과 3D 업종 기피현상을 반영하듯 96년 생산 실적이 지난 90년의 5배 가량인 1천4백76억6천6백만원에 달하는 등 90년대 들어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으나 97년 전년대비 20.2% 감소세를 보이면서 하락세에 접어들어 2년 연속 생산 실적 감소를 보였다.

 또 출하 실적도 전년대비 39.2% 줄어든 5백98억9백만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산업용 로봇업계는 시장 침체에 따른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산업용 로봇 생산의 급격한 감소세는 IMF 관리체제 본격화로 자동차·전자를 비롯한 산업계의 설비투자가 크게 줄어든 데다 높은 핵심 기술 및 부품의 수입 의존도로 고기능·저가격 제품을 효과적으로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97년부터 본격적으로 누적되기 시작한 재고를 처리하지 못한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인 것도 생산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기간 중 산업용 로봇 생산실적을 용도별로 보면 아크용접 로봇은 71.2% 감소한 56억8천1백만원, 도장용 로봇은 56.4% 감소한 12억9천9백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또 조립용 로봇은 54.4% 줄어든 45억8천1백만원, 스폿용접 로봇은 53.9% 줄어든 1백81억6천5백만원, 핸들링 로봇은 전년보다 38.8% 감소한 1백68억9천6백만원, 기타 로봇도 44.9% 줄어든 99억3천2백만원에 그쳤다.

 출하 실적 역시 전년보다 69.7%(아크용접 로봇)에서부터 25.7%(핸들링 로봇)까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의 환율 안정과 국가 신인도 제고 등에 힘입은 국내 경기의 회복으로 산업용 로봇 생산 및 출하 실적도 소폭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의 강력한 설비투자 촉진 정책으로 인해 올해 생산 및 출하실적은 지난해보다 최소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