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방 "저작권암초" 제거되나

 그동안 게임방 양성화의 최대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던 게임프로그램 대여업의 법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소프트웨어재산권보호위원회(SPC·위원장 김정)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LG

LCD, 비스코 등 유명 게임프로그램 국내 공급업체와 회의를 갖고 PC게임방의 게임SW 대여업을 인정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3일 밝혔다.

 SPC가 제시한 방안은 PC게임방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SPC에 등록하도록 하고 등록한 업체에 대해서는 PC 1대당 1개의 정품을 보유한 경우에 한해 대여업을 잠정적으로 묵인한다는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국내 게임 유통업체가 원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 비디오테이프처럼 대여용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제작, 판매하고 일반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PC게임방 업체에 대해서는 단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SPC가 이같은 방안을 고려하게 된 것은 게임방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것이어서 저작권사들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최근 게임방 특수로 인해 많은 SW업체들의 매출이 급증하는 등 게임방이 나름대로 SW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도 있는 만큼, 단순히 불법으로 몰아 단속하기보다는 별도의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현재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16조 2항은 정품 CD를 영리를 목적으로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판매용 프로그램을 영리를 목적으로 대여하는 경우는 반드시 프로그램저작권자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결국 그동안 모든 게임방은 이같은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영업행위를 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모두 불법으로 운영돼온 셈이다.

 이같은 방안이 도입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게임프로그램 저작권사의 SPC 제안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원칙적으로 동의했고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미국 블리자드사는 이 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대여용 SW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든지 AS비용을 별도로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별도의 절충이 진행중이다.

 또 「삼국지」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고에이는 처음에 대여업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 고에이의 국내총판인 비스코가 설득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C는 또 쌍용, 삼성전자, EA코리아, SKC 등에도 조만간 공문을 보내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SPC는 그러나 게임방에서 인기가 높은 마이크로소프트나 블리자드가 원칙적으로 이 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매출증대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는 점을 들어 많은 게임 저작권사들이 이 안을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방안이 도입되면 게임방의 SW 대여업을 사실상 합법화해주게 돼 게임방 활성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