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의료기기산업 새 밀레니엄을 연다 (1)

 전자의료기기 산업이 2000년대 수출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독일·일본 등 일부 선진국들이 생산하고 있는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디지털 컬러 초음파 영상진단기가 「Made in Korea」로 세계에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력과 생산 및 시장 규모로 이미 세계 10위권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황무지나 다름없던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이처럼 단기간에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무엇보다 연구개발 현장의 중심에 있던 대학·기업·정부 출연연구소 연구원들의 열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본지와 대한의용생체공학회는 국내 전자의료기기 산업을 이끌어 왔고 앞으로도 이끌어 갈 주요 연구집단의 활약상을 매주 목요일 연재한다. 이 연재물은 한 번도 체계적으로 정리된 바 없는 국내 의료기기 R&D 관련 기초 데이터베이스의 의미도 갖고 있다.

<편집자>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은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를 전자의료기기 산업의 메카라 일컫는다.

 의공학이라는 학문을 국내 최초로 도입, 확산시키고 96년 석·박사 과정을 개설하는 등 의공학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온 상징성과 선도적 역할 때문이다.

 특히 4백여명의 졸업생 대부분이 전자의료기기 관련 회사를 창업하거나 메디슨·삼성GE의료기기·중외메디칼 등 유수의 업체 및 서울대병원·현대중앙병원·삼성서울병원 등 곳곳에서 의료기기 개발 및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어 이같은 평가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4백여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 사단은 일천한 국내 의료기기 산업 발전의 산 증인이자 일등공신인 셈이다.

 이 학과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이론과 실기를 병행할 수 있는 알찬 교과 과정과 독특한 수업방식이 원동력이나 일차적으로 유능한 교수진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의용계측 분야를 전공하고 차기 의용생체공학회장으로 내정된 윤형로 교수를 중심으로, 광계측 처리를 전공한 이윤선 교수, 생체전기 현상 및 모델링을 전공한 이경중 교수, 의료영상을 전공한 김동윤 교수, 생체신호처리 및 의료정보 전송의 윤영로 교수(학과장), 생체역학 전공의 김영호 교수가 바로 그들이다.이들 교수 외에도 14명의 박사 및 31명의 석사 과정 연구인력이 보태져 국내 최고의 의료기기 R&D 산실을 꾸려가고 있다.

 이 학과 교수들은 산·학 협동을 원하는 기업들에 유난히 인기가 높다. 타 대학과 달리 이 대학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반드시 상품화에 성공한다는 확신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학과에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의뢰해 상품화에 성공한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약물자동주입장치(대화기기), 디지털 시뮬레이터(메디스코), 체지방측정기·심장질환통합관리시스템·텔레메디신(메디게이트), 환자감시장치(메디아나), 이중모드 주사기형 약물자동주입장치(칼스메디칼) 등이 이 학과를 통해 빛을 본 제품들이다. 또 상품화와 관련 없는 의료영상 관리 및 디스플레이시스템, 인체 영상 진단 및 처리시스템, 디지털 영상기록시스템도 개발했다.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만도 고해상도 심전계, 홀터심전계, 스트레스 심전계, 인공신장 투석시스템, 바이오모니터, 이식형 페이스메이커, 쾌적 수면 환경시스템, 압력측정시스템 등 무려 20개가 넘는다.

 이 학과는 20년 전인 지난 79년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연세대 원주캠퍼스 보건과학과내 의용전자공학 전공으로 개설됐다. 이후 87년 의용공학과로 인가했고, 92년 현재의 의용전자공학과로 학과 명칭이 변경됐다. 정원도 초기 20명에서 96년 학부제 시행을 계기로 올해 2학년 정원이 1백50명으로 늘었다.

 이 학과의 올해 연구 및 실험장비 구매 예산은 2억원으로 아날로그 네트워크 애널라이저, 웨이브폼 제너레이터, 프로그래머블 파워서플라이, 각종 생체신호 시뮬레이터, 고압 누설전류 측정기, 로직 애널라이저 등을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95년에는 이 학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각 의대 및 관련학과 교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의공학연구소(소장 윤형로)를 설립, 활발한 협력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원주의료전자테크노파크 시범사업으로 11개 의료기기업체로 구성된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원주의료전자테크노파크란 의공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전자의료기기 산업을 원주시의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창업보육센터 개소 외에 원주시 태장농공단지내 대지 1만2천평, 건평 3천1백50평 규모의 건물을 매입하고 연세대 원주캠퍼스내 5천여평에 첨단 연구시설을 갖춘 연구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말한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