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진출했던 국내 부품업체들이 현지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전원공업과 한국코아·크로바전자·오성전자산업 등 멕시코에 진출했던 부품업체들은 IMF체제 이후 회사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최근 들어 중남미 경기가 크게 위축돼 멕시코 현지법인의 운영에 부담이 커짐에 따라 현지법인의 매각과 사업축소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전자레인지용 고압트랜스 생산업체인 동양전원공업(대표 한선우)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작년 하반기에 멕시코 현지공장의 토지와 건물·기계 일부를 일본 업체에 매각하고 이곳의 전자레인지용 고압트랜스 생산라인을 말레이시아 공장으로 이전했다.
97년 멕시코 현지공장을 설립했던 이 회사는 국내 세트업체들이 설비투자 축소 및 중남미 경기위축을 이유로 이 지역에 전자레인지 공장을 설립키로 했던 계획을 취소한데다 멕시코 공장의 생산효율이 말레이시아 공장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약 6백만달러에 현지법인을 매각, 생산라인을 말레이시아로 이전하고 멕시코에서 철수했다.
규소강판 코어 생산업체인 한국코아(대표 유광윤)는 회사 재무구조 개선 및 구조조정을 위해 지난달 멕시코 규소강판 코어 공장을 1천만달러에 일본 종합상사인 가와쇼사에 매각했다.
한국코아는 당초 미주시장 공략을 위해 멕시코 공장을 설립했으나 중남미 외환위기가 확산돼 향후 시장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현지법인을 매각하고 이번에 들어온 매각대금으로 고금리의 부채를 상환,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지난 97년 멕시코 현지공장을 설립, 코일부품 생산에 나섰던 크로바전자(대표 송한준)는 작년부터 현지 부품 공급가격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운 일부 품목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축소하고 있으며, 대우전자와 멕시코에 동반 진출했던 오성전자산업(대표 유병화)도 트랜스포머 등 각종 코일 부품의 공급가격이 지난해부터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의 빅딜이 이루어짐에 따라 신규 거래처 확보를 위해 소니와 도시바를 비롯한 일본 업체 등 멕시코에 진출한 해외 세트업체에 제품 공급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체제 이후 멕시코 현지법인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은 최근 들어 브라질 사태 등으로 인해 중남미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경영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앞으로 멕시코에 진출했던 부품업체들이 현지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