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대우그룹간 삼성자동차의 인수협상 절차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삼성자동차의 사업맞교환 대상인 대우전자의 처리문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 사업맞교환 이른바 슈퍼빅딜을 성사시키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돼 왔던 삼성자동차의 선인수 후정산방식을 일단 양 그룹이 수용함에 따라 어차피 대우전자도 이같은 방식으로 해결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은 곧바로 빅딜이 예상보다도 훨씬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빅딜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이번 삼성자동차 처리방식에서 다시 확인된 만큼 독자경영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아래 빅딜반대를 외쳐온 대우전자 임직원들의 반발과는 상관없이 삼성전자의 대우전자 인수도 당초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것.
일부 업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경제회생의 전제조건으로 빅딜을 내세웠고 2월 25일이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인 만큼 그 이전에 빅딜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리를 마무리지을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삼성자동차 인수협상절차에 대한 합의와 마찬가지로 대우전자에 대한 인수협상 절차가 늦어도 2월 25일 전에 완료되고 이에 근거해 삼성전자의 경영권 인수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은 빅딜 급진전에 대해 아직도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비록 삼성자동차의 처리방식과 협상절차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것은 곧 자동차와 전자를 별도로 처리하는 이른바 분리빅딜을 공식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이나 대우그룹은 자동차문제를 해결짓고 나서 전자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삼성자동차 처리가 지연될 경우 대우전자 문제는 당분간 현안에서 배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삼성이나 대우 모두 이번 협상 절차합의가 단순히 인수를 위한 절차방식과 일정에 관한 합의라고 밝히고 있어 실제 인수에 필요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는 데는 많은 난관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또 대우전자도 빅딜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4일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가면서 아직까지 독자경영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도 주목되는 사실 중의 하나다.
대우전자의 한 관계자는 『빅딜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떠한 전망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우전자를 마치 삼성자동차 해결을 위한 하나의 들러리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것과 같은 현재의 정부나 그룹의 행동이 대우전자 문제를 원만히 처리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은 분명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결국 정부의 빅딜 조기처리방침과는 달리 삼성자동차의 인수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고, 여기에 대우전자 임직원들의 빅딜반대 명분론이 더욱 힘을 얻어갈 경우 삼성전자가 대우전자를 인수하기까지에는 6개월 이상 걸린 반도체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 분명하며 이 과정에서 돌출변수가 나타난다면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빅딜은 반도체 이상 더욱 험한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