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경영진단" 이달말 완료.. 과기.정통.산자부 "통합" 재론

 이달 말 완료될 정부 각 부처에 대한 경영진단 작업과 함께 조만간 2차 정부조직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등 산업기술 관련 3개 부처의 통합방침이 또다시 불거져 나와 각 부처가 핵심부처로 위상다지기에 부심하고 있다.

 기획예산위 정부경영진단 조정위원회는 정부조직 개축소 방안으로 산업기술 관련 3개 부처의 관련업무를 하나로 묶어 순수 산업기술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기술부」로 하고 또 과기부의 기초과학 인력양성 기능과 교육부의 대학기능을 통합해 「미래부(가칭)」를 신설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과기부 대신 국가연구개발을 총괄 심의·조정할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상설사무국을 설치해 과학기술부의 연구개발정책·관리기능을 총괄하도록 하는 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경영진단조정위는 특히 과기·산자·정통부 등 3개 부처 기능을 통합하면서 1차 조직개편에서 무산됐던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본부와 산자부의 무역정책실을 묶고 산자부의 산업정책국 등을 단순화하며 정통부의 우정사업을 별도로 분리하는 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기획예산위는 산업기술정책의 일원화를 추진한다는 기본 방침에 따라 정보통신부의 정보화 기능의 경우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을 통합해 새로 만들 「기획관리예산처」로 이관하고 통신서비스부문의 경우 민영화하며 산자부의 산업지원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이관하는 대신 산자·정통·과기부의 기술개발 및 산업정책 등을 묶어 「산업기술부」로 통합하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예산위는 지난해 1차 정부조직개편에서 과기·정통·산자부의 산업기술정책 부문을 통합하는 안을 마련했으나 이를 2년 후에 재조정한다는 단서를 달았었다.

 기획예산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조직개편은 정부 군살빼기 차원에서 지난해 1차 조직개편에서 미뤘던 정부조직개편에 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하고 『과기·정통·산자부 등 과학기술 관련 부서의 통합은 지난해 조직개편에서 미뤘던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 어떤 형태로든 3개 부처의 과학기술정책 기능이 통합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이 부처 통합설이 갈수록 가시화하면서 산자부는 대대적인 언론플레이와 함께 문민정부시절 빼앗겼던 옛 기능을 회복하겠다며 「권토중래」를 다짐하고 있고 정통부는 정보화의 중요성을 들어 대응논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자부는 산업과 과학기술정책이 긴밀한 연계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산업기술정책은 한곳으로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통부는 산업분야의 다양한 기술개발 수요를 한곳에서 전담하는 것은 무리라는 형식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 정통부는 초고속 통신망을 비롯한 정보인프라 구축 등 할 일이 많은 만큼 3부 통합은 3∼4년 후에나 생각할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과기부는 중국·러시아·캐나다 등 주요 국들이 최근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해 「과학기술부」를 신설하고 있는 마당에 기능을 축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2000년대 지식기반사회에서 과학기술을 빼놓을 수 없는 만큼 과기부의 위상은 오히려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기부는 국가차원의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오히려 산자부의 원전폐기물관리사업 등이 과기부로 되돌아 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