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 월드> 엘렉스컴퓨터 광고

 엘렉스컴퓨터가 IBM 호환 PC의 출시를 기해 이번에 기획한 「내 맘대로 PC」 광고는 기존 연예인 위주의 광고 모델에서 탈피, 파격적인 인물을 기용해 화제다.

 이번 「내 맘대로 PC」 인쇄광고의 모델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설치미술가 이불씨와 서울대생 전한해원군.

 우리나라보다는 외국 예술가들에게 「설치예술가 Lee Bul」로 더 잘 알려진 홍익대 조소과 출신의 이불씨는 지난 89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초청으로 「화엄」이라는 설치미술을 전시했을 때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불행히도 이 작품은 전시 며칠만에 철거되어야 했다. 마침 미국의 대가인 윌리엄 드 쿠닝의 회고전이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화엄」에 쓰인 불량 냉장고 안에서 썩은 생선 냄새가 미술관에 진동하고 있었고 그 옆에서 이불씨는 과감한 전라(全裸)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보수적인 미술관측은 조용히 물러나라고 이불씨를 회유하고 협박하였으나 그럴 수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 끝까지 버티자 미술관측으로부터 끝내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후원금 2만달러를 받아냈다.

 이후 작품은 그대로 리옹 비엔날레로 이동 전시되어 수많은 예술가들과 관람객들이 이 소식을 듣고 리옹으로 구름처럼 몰려와 관람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한해원군은 고교 1학년을 다니던 중 학교교육이 너무 제도화되고 획일적이며 개개인의 개성을 무시한다고 판단, 부모님과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자퇴한 후 자신만의 공부방법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친구들보다 일찍 서울대에 합격,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물.

 이름도 아버지 성(姓)인 전(全)씨와 어머니의 성인 한(韓)씨를 모두 사용하여 파격적 형식으로 작명했으며, 현재는 후배들을 위해 「자퇴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

 「소신 있게 살아라, 내맘대로」라는 헤드카피에 청바지와 운동화, 대충 걸친 가죽잠바를 입고 있는 이들 두 모델이 세상에 대한 도전과 자신감을 표현하듯 파안대소하고 있는 모습은 「내 맘대로 PC」와 너무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엘렉스컴퓨터 마케팅기획실 최현 부장은 『소비자의 용도에 따라 CPU와 운용체계 등 모든 사양을 선택할 수 있는 완전주문형 PC인 「내 맘대로」라는 제품 이미지와 두 모델이 삶을 대하는 이미지가 정확히 맞아떨어져 기용하게 되었다』며 두 모델이 워낙 특이해 설득시키는 데서부터 광고 사진을 찍기까지 꽤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