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과와 크라운제과 영업정보시스템 구축, 만도기계 생산관리시스템 구축, LG25·LG슈퍼의 물류시스템 구축」
어느 대형 SI업체의 실적보고서가 아니다. 이제 창업한 지 5개월밖에 안된 한 벤처회사가 완료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다. 핸디터미널을 이용한 전산시스템 구축 전문업체인 모디아소프트(대표 김도현)는 지난해 8월 문을 연 병아리 기업이지만 벌써 1백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해놓고 있다.
이처럼 모디아소프트(http://www.modia.co.kr/)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남다른 노하우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32명의 식구 중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은 모두 22명. 대부분이 컴스톰이란 핸디터미널 전문업체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들이거나 김도현 사장(30)의 과학기술대 동창생들이다.
『입사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IMF 관리체제란 어려움을 맞았고 주위에서 회사의 운영을 맡으라는 권유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회사를 시작했지요.』
김 사장은 얼떨결에 대표직을 맡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상사로 모시던 사람들을 지휘해야 하는 역할이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동료와 선후배로 뭉쳐진 때문인지 이 회사는 따로 「힘있는」 사람이 없다. 회사내에서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하려면 명령하고 지시를 내리기보다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근거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만큼 의견개진도 자유롭다.
『수평적 조직이기 때문에 효율성을 염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직원들은 누구보다 열심입니다. 구성원들 하나하나가 자기 역할을 최대한 해내기 때문에 회사를 꾸려나가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습니다.』
김 사장의 말이다.
이 회사가 가장 자랑하는 프로젝트는 동양제과의 핸디터미널을 이용한 영업정보시스템 구축. 이 시스템은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성공작으로 꼽히는 프로젝트다. 이 시스템은 영업사원들에게 모두 핸디터미널을 지급, 주문에서 수금까지의 과정을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영업사원들의 업무가 간소화됐음은 물론 이직률과 미수·반품·판매비·일반관리비 등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직접 거래처별 생산성을 체크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인력관리가 가능해졌다.
모디아소프트는 동양제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덕분에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 등 관련업계의 프로젝트를 쉽게 수주할 수 있었다. 전산프로젝트를 경쟁업체의 구축을 맡은 업체에 주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이다. 영업비밀 유출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디아는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관련업체의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몇 안되는 기업에 끼게 됐다.
모디아소프트는 올해 차량용 무선통신 프린터 판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프린터는 적외선통신을 이용해 핸디터미널의 데이터를 받아 바로 프린터해주는 제품. 이 제품은 해외의 유사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3분의 1 정도로 저렴해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모디아소프트는 이 제품의 개발로 지난해 10월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제1회 정보통신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의 스낵업체인 프리토레이사에 3만8백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일본 후지쯔사와 공동으로 유럽·미국 등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핸디터미널과 무선프린터 등은 앞으로 인터넷 쇼핑 무선데이터서비스 등이 활성화됨에 따라 더욱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김 사장은 『핸디터미널을 이용한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만큼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