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인치 컴퓨터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의 공급이 달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예상과 달리 17인치 CDT 수요가 증가하면서 브라운관업체들이 생산라인을 풀가동, 지난해에 비해 공급물량을 40% 이상 늘렸는데도 불구하고 모니터업체들의 주문에 제때 응해주지 못해 바이어들을 선별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모니터업체들이 채산성 없는 14인치를 줄이는 대신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17인치쪽으로 생산을 전환하고 있는 데다 Y2k 등의 영향으로 대체수요가 17인치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초부터 17인치 CDT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14인치 CDT 수요는 당초 예상한 9백만개보다 크게 줄어든 6백만∼7백만개에 그치는 대신 17인치 CDT의 수요는 당초 예상(3천9백만개)보다 크게 늘어난 4천2백만∼4천3백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관(대표 송용로)은 현재 수원과 부산공장의 17인치 CDT생산라인 4개를 풀가동하면서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월 60만∼70만개를 생산, 공급하고 있으나 밀려드는 주문에 제때 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당초 계획한 17인치 CDT 생산비중을 전체 CDT의 생산량 2천1백만개의 35%(7백만개)에서 40%(8백50만개)로 크게 늘리기로 사업계획을 수정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현재 애플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힘입어 구미 등 국내 공장의 17인치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면서 지난해 초보다 40% 가량 증가한 월 50만∼60만개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영국 웨일스공장에서도 17인치 CDT를 양산하게 되는데 힘입어 올해 17인치 생산물량을 전체 CDT 생산량 1천6백만개의 50%인 8백만개로 가져갈 계획이다.
오리온전기(대표 김영남)도 17인치 CDT 수요 증가에 대비, 17인치 CDT 생산량을 월 4만∼5만개에서 오는 4월부터 월 10만개로 2배이상 늘리기로 하고 15인치 CDT라인을 17인치 CDT의 전용라인으로 개조하고 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 라이프 사이클로 볼 때 1월 들어 수요가 줄어들었으나 올들어선 17인치 CDT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같은 수요증가 현상은 업체들의 예측을 뛰어넘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국내외 브라운관업체들이 17인치 CDT 설비를 증설하고 있어 하반기에 가면 공급부족현상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