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부터는 전세계적으로 인터넷TV와 가정용 네트워크, 디지털TV 등 컨슈머 기기 발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제품에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고객사 방문차 한국을 찾은 미국의 세계적인 HDD 제조업체 퀀텀사의 손영권 사장은 지난 96년 5.25인치 HDD인 「빅풋」을 고안해 히트시킨 인물로 퀀텀 총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및 개인 저장장치 그룹(EPSG)을 총괄하고 있다.
『HDD분야는 극심한 경쟁체제로 인해 지난 5년 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공급가격이 50달러 이상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추세며 제품 품질뿐만 아니라 재고, 고객관리의 비중도 무시못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손 사장은 HDD분야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산업인데도 치열한 경쟁체제로 인해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세계 HDD 공급업체들이 PC의 범주에서 벗어나 디지털TV나 영상분야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널선택의 여지가 없던 과거와 달리 현재 미국에는 현재 2백개가 넘는 채널이 각종 영상자료들을 가정으로 전송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원하는 내용을 관리할 수 있는 툴로 HDD가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퀀텀은 따라서 컴퓨터 기억장치로서의 HDD를 가전·인터넷 등 정보가전용으로 기능을 확장한 제품을 2년 전부터 고안, 「퀀텀 퀵뷰」라는 개념으로 상품화했으며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컨슈머 일렉트로닉스쇼(CES)에 소니·필립스·티보(TIVO) 등 가전기기업체들과 함께 이 제품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한 예로 테이프 기술에 기반한 가정용 VCR의 경우 10GB급 용량을 갖춘 HDD를 대체해 쓰면 MPEG2 화질로 5편 정도의 영화를 저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기술로는 힘든 VOD 개념도 가능하게 됩니다.』
손 사장은 인터넷이나 위성을 통한 세트톱박스, 디지털TV에 이 개념이 적용될 경우 가전과 컴퓨터 산업의 개념이 뒤바뀔 것이 확실시되며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는 HDD와 IEEE1394 규격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손 사장은 『최근 퀀텀이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1백대 기업에 들고 5년 연속 데스크톱 HDD분야에서 수위를 지키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다』며 『앞으로 컨슈머 AV분야에서도 업계를 선도하는 HDD 기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