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는 대부분의 국가가 디지털 지상파방송을 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호주 역시 최근 들어 디지털 지상파방송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특히 오는 2000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2001년까지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개시를 의무화하고 있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정보통신정책」에 수록된 호주의 디지털방송 도입계획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호주의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ABA(Australian Broadcasting Authority)는 지난 93년 6월 디지털 지상파방송을 개시하기 위한 첫단계로 「디지털 지상파방송 전문가 그룹」을 본격 출범시켰다. 이 그룹은 DTTB(Digital Terrestrial Television Broadcasting)의 기술개발동향 조사에서 도입목적, 아날로그 방송시스템의 종합 등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작업을 마치고 지난 97년 1월 30일 최종보고서를 ABA에 제출했다. ABA는 이를 토대로 같은해 7월 DTTB의 도입을 위한 방송관련법을 제정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통신부는 다음해인 98년 3월 말 디지털 방송정책에 관해 방침을 확정, 발표했는데 우선 상업방송과 국영 지상파방송인 FTA는 2001년 1월부터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DTTB를 실시하고 지방은 2004년 1월 1일까지 서비스를 확대개시하도록 했다. 또한 디지털·아날로그 동시방송 기간은 DTTB의 보급상황에 따라 재검토하고 각 FTA는 앞으로 8년 동안 무상으로 7㎒대역의 주파수를 부여받는데 이 기간 이후에는 주파수를 반납하도록 했으며 같은 기간 안에 DTTB를 개시하지 못해도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각 FTA는 이 기간 이후에 HDTV방송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HDTV 프로그램의 최저방송시간에 대한 의무규정을 두었으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주파수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국가에 반납하도록 했다.
데이터방송의 주파수 경매와 관련해 FTA가 필요로 하지 않는 방송주파수는 같은 시기에 데이터방송을 개시하도록 하기 위해 경쟁원리에 근거, 할당하기로 했는데 이때 FTA는 빼기로 했으며 상업 지상파방송은 아날로그 채널의 동시방송과 직접 연계한 부가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다채널방송과 유료TV서비스를 할 수 없도록 했다.
특히 기존 지상파방송의 프로그램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2008년 12월까지는 신규 상업 지상파방송의 참여를 제한하고 지방방송국은 표준TV 1채널 부분의 주파수에 대해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보장해준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통신부는 현재 상업방송국에 부과된 호주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쿼터제를 디지털화한 뒤에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으며 모든 FTA는 프라임타임 프로그램과 뉴스 프로그램 등에도 자막방송을 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통신부는 이와 더불어 오는 2005년 디지털 지상파방송에 관해 정책전반에 걸쳐 재검토해 △할당가능한 전주파수가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는가 △2008년 12월 31일 이후 신규 디지털 지상파방송 참여를 인정하는가 △아날로그·디지털 동시방송 기간인 8년 동안의 규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토대로 호주정부는 지난해 7월 27일 지상파방송에 대해 2001년 1월 1일까지 DTTB의 개시를 명문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담은 「`98 TV방송 서비스(디지털화)법」을 제정, 본격적인 디지털 지상파방송시대의 서막을 열게 된 것이다.
<정리=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