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으로는 아마도 「스타크래프트」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블리자드사가 개발해 작년 봄 전세계적으로 발매한 우주 배경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판매순위에서도 꾸준히 1위를 지키고 있고, 국내에서만도 지난달까지 15만카피가 판매됐다고 한다. 최고의 기록인 셈이다.
이 게임이 이처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은 「게임방」의 덕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게임은 초기에 3만여카피가 판매된 이후 소강상태를 보여 수입업체와 판매업체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으나 「게임방」의 급증과 함께 판매가 무섭게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집에서는 전화망의 속도문제 등으로 이 게임의 묘미 중의 하나인 네트워크나 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 사람과 제대로 즐기기가 어려웠던 게이머들은 고속회선과 최신 PC·랜 등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게임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길 원했고 게임방들은 이에 맞춰 이 게임을 대거 구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게임방의 등장으로 「스타크래프트」의 등급이 문제가 됐다. 이 게임은 전투시 「잔인한」 살상장면 등을 이유로 관계기관으로부터 「연소자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그동안은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가 최근 경찰이 게임방에서 연소자에게 이 게임을 대여하는 것을 단속하고 나서자 게임방 업주들이 등급조정 등을 요구하며 집회까지 열고 있다.
물론 우리 심의기준이 외국에 비해 보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별 대응없이 가만히 있다가 단속이 시작되자 집단행동으로 법을 좌우하려는 일부 게임방 업주들의 자세나 『다들 집에서 하는데 왜 게임방에서만 문제가 되느냐』는 사고 또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고3 학생들이 대입시험을 1백일 앞둔 날 이른바 「백일주」란 명목으로 공공연하게 술을 마시는 게 유행이라고 해서 술집에서 이들에게 술을 파는 행위까지 용인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