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가전업계, 수출 틈새시장 발굴 활발

 중소가전업체들이 수출 확대를 위해 해외 틈새시장 발굴에 발벗고 나섰다.

 최근 원화의 달러환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자 IMF이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물량 확대에 주력해왔던 중소가전업체들이 수출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들 중소가전업체는 기존 수출품목에 대해서는 생산성을 향상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틈새 아이템 개발에 본격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내 중소가전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품목들은 가정용 건강의료기기, 냉온수기 및 정수기, 주방용 붙박이 가전제품, 이동형 냉난방기기 등이다.

 이들 아이템은 아직까지 내수시장에서는 크게 관심을 끌고 있지는 못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수요가 활발히 일고 있거나 성장세에 있는 품목들이다.

 또한 이와는 달리 내수시장에서는 이미 대체품목이 출시돼 수요가 거의 없으나 현지에서는 원가경쟁력만 뒷받침된다면 물량확대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아이템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지난해 무역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제일엔지니어링(대표 이문성)의 경우를 보아도 잘 나타난다.

 이 회사는 전자레인지용 싱크로너스 모터와 자동차용 안테나 같은 전자부품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우림전자(대표 민원희)를 통해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제빵기를 수출 주력품목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제빵기만으로도 약 2천만 달러가 넘는 수출실적을 거뒀다.

 유닉스전자(대표 이충구)는 전기안마기·안마의자·혈압계 등을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연간 1천만 달러 이상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수시장에서는 헤어드라이어·헤어롤 등 이미용기기가 주력제품이나 중국산 때문에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돼 몇 년전부터는 수출품목을 비교적 단가가 높은 건강기기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냉온기능이 있는 핸드마사저·전자동 안마의자 등을 내놓고 활발히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으며 실버산업이 확산되고 있는 선진국 시장을 상대로 수출물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우신전자(대표 유병진)의 경우 국내에서는 단종추세인 심지식 석유스토브가 수출 주력품목이다. 동남아·남미·중동 등을 대상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팬히터·로터리히터 등으로 수출품목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소업체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한국 업체들을 뒤좇아오는 중국업체들 때문에 하루빨리 수출품목 및 수출지역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GE·메이텍·필립스 등 유명 가전업체들조차 중국·대만 등지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전세계에 유통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틈새시장 발굴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중소업체들이 개발해 수출할 품목들은 의외로 무궁무진하다』며 『시장의 틈새를 볼 수 있는 안목과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생산성 혁신만 뒷받침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