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ERP "파죽지세".. 실적 거의 없는 외국계업체와 "대조"

 국산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가 올 들어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외산제품 위주의 시장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하이네트·영림원·한국기업전산원·삼성SDS 등 국내 주요 ERP공급업체들은 올들어 중소 및 중견기업과 잇따라 공급계약을 체결, 성가를 높이고 있다. 이들 업체가 올들어 이달 초까지 확보한 고객사는 20여개사에 달해 이 기간에 거의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한 외국계 ERP업체와 큰 대조를 보였다.

 이같은 국산 ERP의 강세는 △최근 수요를 주도하는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이 외산 제품에 비해 저렴하고 업무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데다 △외국계 ERP업체들이 아직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않아 대기업 이외의 시장에서 제대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국내 ERP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중견기업 이하의 ERP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입지가 더욱 강화돼 자생력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전산원(대표 김길웅)은 올들어 도시철도공사·주운투자신탁운용·한국패키지·월드텍·안진회계법인 등 5개사와 총 10억원 상당의 ERP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전자부품업체와 중견그룹의 계열사 등 6개사와 제품 공급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대아리드선·퍼시픽컨트롤즈·동원정공·신라섬유 등 중견기업 4개사와 10억원 상당의 ERP시스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는 지난달에만 삼성화학페인트·삼전화학·벨코전자·유진양행 등 4개 업체와 총 4억5천만원 상당의 ERP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들어 제약회사인 D사를 비롯해 10개사와도 제품 공급을 협의중이다.

 영림원(대표 권영범)은 지난달 석림기계 및 단암전자와 공급계약을 체결해 6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달에도 중견기업들과 활발한 상담을 벌여 2∼4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앤텍(대표 조영재)은 올들어 2월 초까지 자동차부품업체인 성보공업을 비롯해 자강산업·국동·용암산업 등 4개사와 ERP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제약회사인 A사를 포함해 4, 5개사와 계약을 추진중이다.

 한국정보시스템(대표 안승국)은 중견 주류업체인 금복주에 대한 ERP시스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조두현 삼성SDS 상무는 『올들어 우리 ERP시스템의 도입을 검토중인 기업만 해도 60여개에 달해 올해 목표로 한 70개 고객사 확보와 1백70억원의 매출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