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개혁위원회(위원장 강원용)가 국제방송교류재단을 한국방송진흥원과 통합하고 KBS 사회교육방송·국제방송을 KBS에서 분리한 후 아리랑TV·해외위성방송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방송 주무부처인 문화부와 국제방송교류재단이 즉각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해 주목받고 있다.
방개위측은 현재 국제방송교류재단의 아리랑TV와 해외위성방송을 KBS 사회교육방송·국제방송과 함께 국책방송으로 분류해 국고로 지원하되 KBS가 위탁 운영토록 하고 국제방송교류재단의 나머지 기능인 국제방송교류·수출지원·시설장비 임대 및 지원사업을 기금과 함께 한국방송진흥원에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문화부측은 10일 「국제방송교류재단 위상관련 검토」라는 자료를 통해 방개위의 이같은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선 문화부측은 국책방송을 KBS에 위탁하는 것은 아리랑TV·해외위성방송·국제방송·사회교육방송 등이 사실상 KBS의 계열화되는 것으로 KBS의 비대화를 심화시켜 방송개혁의 근본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 KBS에 위탁할 경우 프로그램의 조달 창구가 KBS에 편중돼 프로그램의 다양성 및 프로덕션 진흥 등에 대한 기여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국책방송의 주무기관이 방송의 기획·편성·제작에 관여할 수 있는 범위를 둘러싸고 갈등의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부측은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국책방송을 국고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사회교육방송·국제방송(연간 4백25억원)과 아리랑TV·해외위성방송(연간 1백75억원) 운영비 연간 6백억원을 국고로 지원하는 것은 국가재정 능력상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국제방송교류재단이 8월 실시 예정인 해외위성방송 준비가 거의 완료된 상태이고 영상물 수출지원 등 관련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방송교류재단을 분해하는 것은 오히려 과도한 사회적 비용만 들어간다며 재단의 존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한편 국제방송교류재단측은 『재단의 영상산업 수출지원 기능을 연구기관인 방송진흥원으로 통합하고 재단의 보유기금 7백억원을 방송진흥원쪽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재 수출지원업무 등을 활발히 추진중인 재단의 제반사업을 무위로 돌리고 진흥원만 육성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책방송을 KBS에 위탁 운영하는 것은 KBS 광고 폐지 또는 축소안과 연계해 KBS와 노조측을 배려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