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가격거품을 제거한 저가 보급형 제품이 대거 쏟아져 나와 이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시장선점경쟁이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해태전자·태광산업·삼성전자·LG전자 등 오디오 업체들은 IMF한파로 위축된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연중 최대 성수기인 졸업·입학시즌을 맞아 디자인을 대폭 강화한 대신에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함으로써 가격거품을 제거한 보급형 모델을 대거 출시, 열띤 판촉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개념 복합형 헤드폰 카세트 시장에서 LG전자와 라이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값을 대폭 낮춘 「마이마이 윙고」 신모델을 대거 시장에 투입하고 다양한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LG전자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마이마이 윙고」를 출시해 기선제압을 시도했지만 가격저항에 부딪혀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판매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당초 39만9천원에 책정했던 최고급 모델인 「MY-C190」과 디자인과 기능이 동일한 모델인 「MY-C170」을 3만원 낮춘 36만9천원에 출시한 것을 비롯해 출력을 조금 낮추고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한 마이마이를 채용함으로써 가격을 대폭 낮춘 보급형 모델인 「MY-C110」(29만9천원)과 「MY-C100」(27만9천원)을 주력모델로 전면에 내세웠다.
또 지난해 오디오사업부의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빼앗겼던 미니 컴포넌트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최근 입체스피커와 파워사운드로 무장하고 값을 대폭 낮춘 보급형 모델 4종을 한꺼번에 출시, 판매량 증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IMF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고급형 헤드폰 카세트인 「아하프리 3탄」으로 판매돌풍을 일으켰던 LG전자는 최근 실속형 구매가 확산되면서 저가 보급형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고급형 모델보다는 동일한 디자인에 재생전용과 튜너기능 등 꼭 필요한 기능만 갖춘 대신 값을 대폭 낮춘 보급형 모델 「AHA-FX99B/R」(19만9천원)와 저가형 모델 「AHA-PX99」(16만9천원)의 판매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태광산업과 공동으로 개발해 30만원대에 판매했던 3단 분리 마이크로 컴포넌트가 기대 이상의 판매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올해도 공동 개발을 통해 원가를 대폭 절감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미니 컴포넌트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하이파이와 미니 컴포넌트 등 고급형 오디오부문에 주력했던 해태전자도 실속형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아래 1백만원대 이하 보급형 하이파이와 50만원대 이하 보급형 미니 컴포넌트, 30만원대 이하 마이크로 컴포넌트 등 저가 보급형 오디오를 집중 출시해 시장점유율 수위 자리를 고수할 계획이다.
해태전자는 첫 단계로 졸업·입학시즌을 겨냥해 이달 중순께 사상 처음으로 20만원대 초염가형 마이크로 컴포넌트인 「핌코 205」(28만9천원)를 출시한 데 이어 앞으로 통신판매 전용으로 가격거품을 제거한 보급형 오디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선보임으로써 저가 보급형 시장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태광산업은 최근 기존에 1백만원대에 판매해오던 「쾨헬 370」에서 마이크믹싱 등 불필요한 기능을 없애고 디자인을 새롭게 한 「쾨헬 560」을 60만원대에 출시한 데 이어 70만원대에 판매했던 「쾨헬 1004」의 변형모델인 「쾨헬 880」을 40만원대에 출시했다.
한편 올 들어 수입선다변화 해제로 발목이 풀린 데다 환율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일본업체들이 보급형 미니 컴포넌트와 마이크로 컴포넌트를 앞세워 한국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결혼시즌과 이사시즌이 맞물리는 올 봄에는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보급형 오디오 시장에서 치열한 한판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